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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주가 급등한 펩트론, 이사회 구성·기능은 '아쉬움'

PBR 등 투자지표 기준치 상회, 오너 주도 이사회 탓 낮은 점수 기록

감병근 기자  2024-11-11 10:42:4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펩트론은 약효지속성 의약품 설계 및 제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업체다. 주사제 완제 생산이 가능한 제조시설에서 파킨슨병 임상시험과 전립선암 치료제 생동시험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은 비만 치료제 이슈 등으로 작년 초 대비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덕분에 이사회 평가의 경영성과 부문 중 주가와 연계된 항목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다만 실적과 연계된 항목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이사회 구성 및 기능적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모습이 나타났다.

◇작년 초 대비 15배 오른 주가, 관련 경영성과 고득점

THE CFO는 평가 도구를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펩트론은 255점 만점에 87점을 받았다.

펩트론은 평가지표 분야별 평균 점수가 1~2점대로 낮았다. 이 중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2.6점을 기록한 경영성과다. 이사회 구조 및 운영방식이 기업의 실적 및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는 영역이다.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기준은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펩트론은 투자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가운데 배당수익률을 제외한 3개 문항에서 만점을 받았다. 비만치료제 이슈 등으로 작년 초 대비 15배 가까이 급등한 주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1월 들어 펩트론 주가는 10만원 초반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PBR은 22.9배로 평균치 2.38배를 대폭 웃돌았다. 주가수익률은 445.39%로 기준치(25.74%)를 18배 가까이 상회했다. 이에 따라 TSR도 445.4%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배당을 시행하지 않아 배당수익률은 0%를 기록하며 최하점을 받았다.

실적은 주가를 따라가지 못했다. 성과지표인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은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매출성장률은 -42.52%, 영업이익성장률은 -4.32%로 모두 기준치에 미달했다. 이에 따라 ROE는 -35.69%, ROA는 -26.37%를 기록하며 기준치(6.82%, 3.7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엇갈렸다. 부채비율은 기준치(91.96%) 절반 수준인 45.41%로 최고점을 받았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은 -40.11배로 기준치(9.72배)를 크게 밑돌면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순차입금/EBITDA 항목은 평가에서 제외됐다.

◇오너 대표이사가 이끄는 4인 이사회, 구성·기능적 측면 모두 아쉬움

펩트론 이사회는 2024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최호일 펩트론 대표이사가 겸직 중이다. 최 대표는 펩트론 최대주주주로 1997년 펩트론 설립 이후 대표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사외이사 1인은 송민호 토르테라퓨틱스 대표이사다. 송 사외이사는 충남대병원장을 지낸 의료 전문가로 이사회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인원이 적은 이사회 구성 탓에 시노펙스는 이사회 내에 별도로 소위원회를 두지 않고 있다. 별도 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이기 때문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소위원회 구성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게시하지 않기 때문에 사외이사 후보풀(Pool) 관리 내역 등은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작년 8회 열린 이사회에 구성원이 모두 참여해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원은 작년 열린 모든 이사회 의안에 찬성 의사표시를 했다.

이사 추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 선임 등에 관한 이사회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사회가 경영에 견제 기능을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사회에서 활동 평가를 수행하지 않는 탓에 이를 근거로 한 개선안 등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이사회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등에서는 모두 1점대 평균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평가개선 프로세스 분야는 2점대를 기록했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ESG등급 B등급을 받은 점, 사외이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다는 점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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