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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최근 해외건설협회장으로 한만희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선출되면서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던 기업들의 이사회 구성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 회장은 최근까지 유진투자증권과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로 활동했지만 협회장으로 선출된 후 양사에 모두 사의를 표했다.
특히 CJ대한통운의 경우 해외건설협회의 회원사기도 한 만큼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한 회장이 사외이사직을 모두 사임하면서 이들 기업들도 이사회 구성을 새롭게 선정할 계획이다. 그가 임기 도중에 퇴임함에 따라 상법이 정하는 이사회 구성 비율을 맞추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 한만희 회장, 2019년 이후 사외이사로 '인기' 지난달 말 CJ대한통운과 유진투자증권이 한만희 사외이사가 자진사임했다고 공시했다. 한 전 사외이사는 2019년 3월부터 유진투자증권에서 활동했고 CJ대한통운은 올해 3월부터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에서는 선임 사외이사 역할을 해왔다.
그는 1956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23회 행정고시를 합격, 공직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국토해양부 혁신정책조정관, 국토정책국장, 주택토지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거쳐 제1차관을 지냈다. 2013년 퇴임 이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유진투자증권, 신한자신신탁,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로도 일했다.
유진투자증권과 CJ대한통운은 모두 그의 사임 이유로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최근 20대 해외건설협회 상임회장으로 선출된 점과 무관치 않다. 협회장 임기는 2024년 9월 6일부터 2027년 9월 5일까지다. 협회장으로 선임된만큼 개별 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기엔 무리가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1976년 창립됐고 국내 유일의 해외건설 지원 전문기관이다. 주요 회원사에는 국내 굴지의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가 속해있다. 이달 10일 기준으로 총 646개의 기업(정회원)과 21개의 공사 및 공단(특별회원), 금융사 및 로펌 등 60개 단체(준회원)가 회원으로 있다. 총 727개사다.
◇ 다음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예정 현행 상법 시행령 34조에 따르면 사외이사 겸직에 대해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최대 2개까지만 겸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회장의 경우 유진투자증권에 이어 CJ대한통운 사외이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겸직할 수 있는 최대치로 활동해 왔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해외건설협회와 이해관계가 없지만 CJ대한통운의 경우 회원사로 분류되는만큼 논란을 피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사외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유진투자증권과 CJ대한통운은 이사회 멤버를 새로 뽑아야 한다. 양사 향후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사회는 기존 총 5명에서 4명으로 감소한다. 사외이사 수는 3명에서 2명이 되면서 비율 역시 60%에서 50%로 줄었다. 유진증권은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이지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하고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있다.
그의 사임으로 이사회 필수 사외이사수와 감사위원회 구성요건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되며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CJ대한통운의 이사회는 총 7명에서 6명으로 감소했고 사외이사 수 역시 4명에서 3명이 됐다. 사외이사 비중이 67.1%에서 50%로 낮아지면서 상법이 정하고 있는 사외이사 선임 비율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는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