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KT&G 경영성과 1점대 수두룩…견제기능 보완 과제

[Weakness] ④경영성과 평균이하 수두룩… 견제기능은 내부거래 통제 및 독립성 부족

안정문 기자  2024-10-11 09:40:1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KT&G 이사회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경영성과', '견제기능'과 관련된 지표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 점수하락에는 실적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KT&G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수익성 역시 최근 10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KT&G는 '견제기능' 지표와 관련해 이사회의 독립성, 내부거래 통제 평가에서 점수를 까먹었다.

◇경영성과 항목 1점 절반 이상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KT&G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99점으로 산출됐다.

경영성과 부문은 크게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으로 나뉜다. 투자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 등이고 경영성과 지표에는 매출·영업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이 포함됐다. 재무건전성 지표로는 부채비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와 이자보상배율이 쓰였다.


THE CFO는 경영성과 기준치를 내기 위해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막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모두 제외했다. KT&G의 이사회 평가 지표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경영성과다. 평균 5점 만점에 3.2점을 받았다.

특히 주가, 실적과 관련된 항목에서 대부분 1점을 받았다. 이는 해당 지표들이 모두 평균치를 밑돌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점을 기록한 대부분의 지표들은 사실상 1점의 하한선이 없었기 때문에 1점을 받은 것일 정도로 수치가 좋지 못하다.

KT&G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5조8626억원, 영업이익 1조1673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각각 0.19%, -7.91%로 1점으로 채점됐다. KRX300 종목 비금융기업 평균치(4.70%, -2.42%)보다 4%p 이상씩 낮다. 경영성과 가운데 ROA과 ROE은 각각 7.36%, 9.89%로 평균치보다 20% 이상 높아 5점 만점 처리됐다.

KT&G의 주가가 지지부진해 투자 지표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23년 초 KT&G 주가수익률은 -2.36%를 기록했다. KRX300 종목 평균치는 25.74%인데 이를 크게 밑돌았다. 주가와 배당을 모두 고려한 지표인 TSR 역시 3.5%로 평균치 27.64%에 한참 못미쳤다. PBR은 1.07배로 1점을 받았다. 평균치인 2.38배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배당수익률은 5.98%로 만점의 기준이 되는 1.70% 이상을 훌쩍 넘어섰다. 재무건전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부채비율 37.41%, 순차입금/EBITDA -0.51, 이자보상배율 25.54로 모두 만점을 받았다.다만 부채비율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요소로 꼽힌다. 무차입경영 기조를 유지하던 KT&G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채비율이 40%에 이른 뒤 16년가량 20~30%대를 웃돌다 2024년 상반기 42.7%까지 뛰었다.

◇내부거래 통제 미비하고 사외이사 회의 적어

'견제기능'은 이사회가 지배주주, 오너를 견제하고 독립적으로 경영을 일궈나갈 수 있는 지를 판별하기 위한 평가지표다. KT&G는 9개 항목 가온데 5개에서 만점을 받았다.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는 점,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접근성이 우수한 점,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구체적으로 적은 점, 등기이사(12억3400만원) 대비 미등기 이사(3억4500만원)의 보수가 과도하지 않은 점, 감사위원회가 4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점 등이 해당 항목들의 만점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사외이사만의 회의 항목에서는 1점을 받았다. 지난해 KT&G에서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회의는 3월과 12월, 2번 열렸다. 각각 이사의 연간보수한도액 책정, 사장후보 심사기준을 위해 진행됐다. THE CFO는 연간 12회 이상을 만점 기준으로 잡았다.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수행하는 데는 사외이사만의 독립된 회의가 필수적이다.

내부거래 통제 관련 항목에서도 1점을 받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KT&G는 별도의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다.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 방지는 이사회가 총괄하고 있다. 총주주수익률(TSR)이나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해당 항목에서도 1점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