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기업집단 톺아보기

KT&G 국내 성장성 정체, 담배사업 세분화로 돌파

③국내 궐련 판매량 6.6억갑 감소→전자담배 6.06억갑 증가…주력사업 고도화 추진

김현정 기자  2024-10-02 11:15:43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KT&G가 담배사업의 위기를 담배사업으로 돌파하고 있다. 국내 흡연 시장의 성장성 정체란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 시장세분화(STP) 전략을 통해 전자담배(NGP)와 해외궐련(글로벌CC) 비즈니스 쪽에 힘을 싣는 중이다.

핵심사업의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NGP 및 해외궐련 매출액이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이는 KT&G의 주력인 담배 비즈니스에 대한 사업연속성을 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T&G의 주력 사업인 담배 비즈니스의 국내 시장 자체가 성장이 정체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담배 판매량은 꾸준히 감소 추세다. 2016년 기준 36억6000만갑에서 작년 30억갑으로 6억6000만갑 줄었다.

반면 전자담배는 증가 추세다. 2017년 첫 출시된 전자담배는 2016년 0갑에서 작년 6억600만갑이 판매됐다. 국내 궐련형 담배 판매 감소량이 전자담배 쪽으로 거의 고스란히 대체됐음을 알 수 있다. 금연 열풍과 정부의 흡연 규제 강화, 세금 인상 등으로 시장 자체가 성장성 둔화에 직면했다.


국내 담배 시장 규모가 2016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굉장히 커다란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도 시사한다. 담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KT&G가 꺼낸 돌파구는 바로 담배사업의 고도화였다. 다른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하고도 있지만 메인 사업으로 담배시장을 세분화해 수요층 별로 타겟팅하는 방식이다.

KT&G의 3대 핵심사업 가운데 두 가지가 사실상 담배사업이다. KT&G는 NGP(전자담배)와 글로벌CC(글로벌궐련담배)로 국내 궐련사업의 수익성 정체를 뚫고 나가고 있다.

전자담배의 경우 냄새가 더욱 적다는 장점과 연초와 비교해 유해성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확대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실내에서 흡연하려는 소비자가 늘었고, 냄새가 적은 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전자담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 전자담배의 판매량 확대 뿐 아니라 KT&G의 해외 전자담배 사업 역시 진출국이 2020년 4개국에서 올해 33개국까지 늘어나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해외 궐련 시장도 여전히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KT&G의 해외 최대 궐련시장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15세 이상 남성의 73.6% 담배를 태우는 흡연율 1위 국가다. 몽골(52.6%)도 흡연율이 높은 편이며 러시아(42%) 등 슬라브 문화권 국가들 역시 남녀를 가리지 않고 흡연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에 KT&G는 타깃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KT&G가 올 초 발표한 신규 Capex 투자는 총 3.5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약 2조원을 국내외 NGP와 글로벌 궐련 담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 및 생산능력 확충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엔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신공장을 착공해 생산 거점을 추가로 확보했다.

KT&G에 해당 성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KT&G의 최근 3년 NGP 및 해외궐련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NGP 매출액은 2021년 5040억원에서 2023년 7794억원으로 3년동안 55% 증가했다. 해외궐련 매출액의 경우 같은 기간 1.65배로 증가했다. 다만 올 반기 기준 해외궐련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으나 NGP 매출의 경우 소폭 감소했다. NGP 매출 가운데 해외에서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었다.

이런 추세로 KT&G의 전체 담배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도 증가할 수 있었다. 올 상반기 기준 담배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2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792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