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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오너 없는 KT, 외풍 극복 위한 '자구책' 통했다?

[strength]②지난해 TF 구성해 '투명성·독립성' 강화…'견제기능·정보접근성' 만점

이기정 기자  2024-10-10 07:07:46
KT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국영 기업에서 민영화를 이룬 KT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 운영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오너가 없이 회사가 굴러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에 더 큰 신뢰를 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사회 평가 결과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 'New Governance' TF를 구축해 이사회 역량을 강화한 것이 이번 평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를 통해 이사 선임 절차를 개선했고 이사회의 역할과 독립성을 강화했는데 평가에서 고득점으로 이어졌다.

◇주주추천 받아 사외이사 선임…이사 전문성도 '강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KT는 255점 만점에 193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견제기능과 정보접근성이다. 두 지표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먼저 견제기능 항목에서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회의 개최 여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노력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및 전문성 등 9개 항목을 평가했다.

KT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추천을 통해 후보를 선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새로 도입된 방침이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 기존 사내이사가 포함됐지만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전원을 두기로 규정을 변경해 현재 사외이사 비율 100%를 유지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마련하고 있는데 TF를 통해 관련 내용을 강화했다. 기존 대표이사 선임 안건 보통결의 기준을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2분의 1 이상으로 적용했으나 출석 주주 의결권의 5분의 3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복수 대표이사 제도 폐지, 현직 대표이사 연임 우선심사 폐지, 대표이사 자격요건 강화 등 세부 내용을 개선했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해서는 내부 규정인 '경영임원관리지침'에 따라 총 5가지의 결격사유를 적용하고 있다. 또 반기마다 임원 채용사항과 관련된 결과를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면서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상법 제415조에 명시된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구성원들이 회계와 법, ESG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개개인의 역량도 뛰어난 편이다.

◇공시 접근성 높아…이사회 '구성·참여도' 역시 고득점

정보접근성도 최고점을 받았다. 먼저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사회 활동 내역을 모두 공시하고 있다. 추가로 주주환원정책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등을 공개하면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KT는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수시 공시를 통해 주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공시는 지난해 10월 이뤄졌으며 향후 3년 동안 별도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이사 추천 경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T는 보고서상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추천 방식을 포함해 예비 후보를 모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6개월 이상 KT 주식 1주 이상을 보유한 모든 주주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15개 항목 중 14개를 준수해 93.3%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준수하지 않는 항목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하는 여부다. KT는 재무제표 작성 일정을 고려해 주주총회 3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KT는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항목에서도 총점 5점 만점에 각각 4.6점을 기록했다. 구성 항목에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고 사외이사 비율이 80% 이상인 점이 고득점의 배경이었다. 다만 △이사 수 △소위원회 수 △이사의 다양성에서 점수가 깎였다.

구체적으로 KT는 10명의 이사를 두고 4개의 소위원회(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제외)를 두고 있다. 이사 구성은 남성과 여성이 섞여있고 개개인의 이력이 다양한 것이 강점이다. 다만 국적과 연령층이 다양한 편은 아니다.

참여도 평가에서는 이사회 개최 빈도와 이사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사의 회의 참석률, 이사회 안건 통지·개최간 기간, 감사위원회 교육횟수 등에서 5점 만점에 4점을 얻는데 그쳤다.

한 재계 관계자는 "KT는 회사의 오너가 없기 때문에 주주나 정부 등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사회 투명성 강화에 더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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