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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HMM, 전문성 약점은 법률·ESG

[BSM]③자체적인 이사회 역량 평가 수행…금융·산업 전문성 두각

고진영 기자  2024-10-02 11:19:01
HMM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선 이사회 경영 강화가 핵심이다. 이런 점에서 BSM(Board Skills Matrix, 이사회 역량 측정지표)은 평가에 요긴하게 활용된다. 이사회 구성이 적절한지 주주나 투자자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선 상장회사 다수가 BSM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주총회 핵심 자료로 쓰이는 등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HMM 역시 내부적으로 BSM을 만들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다만 회사 평가와 별개로 THE CFO가 BSM을 다시 분류한 결과 법률과 ESG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D현대중공업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31점으로 산출됐다.

이중 ‘구성’ 지표에 포함되는 BSM의 경우 HMM이 자체적으로 평가 중이다. HMM은 모든 사외이사가 리스크 관리 전문성을 갖췄다고 봤으며 김경배 사장과 박진기 부사장에겐 그 외에 비즈니스 경영, 산업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경배 사장은 현대차그룹 출신이다. 현대글로비스에서 약 9년간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2018년 현대위아 대표에 선임됐고 2022년 HMM으로 이동했다. 박진기 사장의 경우 한진해운에서 트레이드그룹장을 역임하다가 한진해운 경영권이 대한항공으로 넘어간 2014년 유수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미국지사 총책임자로 일했다. 일본 선사인 ONE에서 영업을 담당하기도 했던 컨테이너해운 전문가로 꼽힌다.

이밖에 HMM은 서근우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정용석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은 회계·재무 전문가, 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가 산업 전문성을 가졌다고 분류했다.

회사 측 평가기준으론 이사회 구성원들의 보유 역량이 모자란 분야없이 넓게 분포했지만 THE CFO 기준에 따라 평가했을 땐 다소 차이가 있었다. THE CFO는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7개 스킬로 이사진을 역량과 특성별로 나누고 있다.


우선 김경배 대표는 기업경영, 박진기 부사장은 기업경영과 산업·기술 경험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사외이사들을 보면 금융과 산업 관련 역량이 두드러졌다. 금융·재무 분야의 경우 이사진 가운데 공인회계사는 없지만 서근우 전 이사장과 정용석 고문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서 전 이사장은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과 비상임연구위원을 지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정 고문은 한국산업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금융전문가로 평가된다. 한국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문장과 대법원 회상파산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인물이다.

이밖에 이젬마 교수를 국제경영·통상 전문가, 해양수산부 사무관과 서기관을 역임하고 국제해사기구 자문역 등을 지낸 우수한 교수를 산업·기술 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다. 우 교수는 해운산업 전문 대학인 영국 카디프(Cardiff)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다만 법률·규제와 ESG 측면에선 공백이 두드려졌다. HMM은 ESG위원회를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도 없었다. 법률·규제 분야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외이사 역시 선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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