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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HMM 이사회 지배하는 CEO 영향력

[구성]②이사회 의장, 3개 위원회 위원장 겸직…재경위 '유명무색'

고진영 기자  2024-09-30 14:47:14
HMM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소위원회는 이사회로부터 세부 업무를 위임 받는 산하 조직이다. 업무수행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범규준상 활성화가 권고된다. 다만 위원회 구성을 볼 때 HMM은 전반적으로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제한적인 편이다.

현재 HMM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를 제외하고 2개 위원회를 더 운영한다. 그러나 사외이사로만 채워진 위원회는 감사위원회 뿐인 데다, 위원장 역시 대부분 김경배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MM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31점으로 산출됐다.

구성 지표의 경우 총점은 45점 만점에 23점,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2.6점이 나왔다. 특히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항목에서 최저점인 1점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HMM 이사회는 현재 6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내이사엔 대표이사 김경배 사장과 박진기 부사장이 올라 있고 사외이사는 서근우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정용석 김앵장법률사무소 고문 등 4명이다.

이사진들이 구성하는 소위원회를 보면 사추위와 감사위, 리스크관리 위원회, 재경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감사위원회는 유일하게 사외이사 4명으로만 채워졌으며 서근우 전 이사장이 위원장이다.

하지만 나머지 3개 위원회는 모두 김경배 사장이 위원장을 담당한다. 이사회 의장 역시 김 사장이기 때문에 이사회 전반에 대표이사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평이다.

특히 재경위원회는 사실상 이름만 남았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위원회가 개최된 것은 유창근 전 HMM 대표이사가 있었던 2018년이 마지막이다. 유 전 대표가 물러난 2019년 3월 이후론 한 번도 재경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 현재 사내이사 2인만 재경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사추위 및 리스크관리 위원회의 경우 이사진 전원이 모두 위원으로 있다. 사추위와 관련해 회사 측은 “추후 사내이사에 대한 별도의 이사후보추천회를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추후 이해관계자 요구가 증가한다면 관련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HMM은 이사회 규모가 효과적 활동을 위해 적정한지, 이사회 내 위원회수는 적정한지 등을 묻는 질문에서 모두 2점을 받았다.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와 분리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관련 항목 점수가 2점에 그쳤다.

BSM(Board Skills Matrix, 이사회 역량 측정지표)을 만들고 관리하는지 여부, 이사회의 다양성, 이사회 지원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는지 등과 관련된 항목은 3점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HMM은 BSM을 작성하고 있지만 ESG보고서(환경·사회·지배구조)를 통해서만 공개하고 있어서 일부 점수가 깎였다.

이사회 지원조직의 경우 IR팀이 맡고 있다. 조직 구성은 책임매니저 1명과 매니저 3명 등 4명이다. 회사 측은 “사외이사 직무수행을 보조하는 전담인력으로 IR팀이 지정되어 있으며 이사회 안건의 사전설명,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외이사의 요청사항에 대해 정보제공, 편의 제공 등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구성 지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이사회가 다수의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지’를 묻는 항목이다. 이사진의 60% 이상이 사외이사로 채워져 있어 최고점에서 1점 모자란 4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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