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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자회사화 SK넥실리스, SKC 곳간 책임질 차기 주자

⑤SK엔펄스 사업 축소·SK피유코어 매각…SK넥실리스에 거는 기대

이민호 기자  2024-09-30 16:01:05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SKC는 곳간을 책임질 차기 주자가 필요하다. 그동안 핵심 자회사 역할을 해왔던 SK엔펄스 사업을 축소하고 SK피유코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배당금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 차기 주자로는 SK넥실리스가 꼽힌다. SKC가 SK넥실리스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면 연 300억원 안팎의 배당금수익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엔펄스 사업 축소·SK피유코어 매각…SKC 배당금수익 위기

그동안 SKC의 핵심 자회사로 꾸준히 지목됐던 곳은 반도체 소재 제조사 SK엔펄스다. SK엔펄스는 SKC솔믹스가 전신이다. SKC는 2020년 12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SKC솔믹스를 완전자회사화하고 상장폐지시킨 데 이어 2021년 3월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1513억원에 양도했다. 지난해 2월에는 반도체 소재 제조사 SK텔레시스를 SKC솔믹스에 흡수합병시키고 사명을 SK엔펄스로 변경하면서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SK엔펄스는 SKC의 현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될 만큼 위상이 낮아졌다. SK엔펄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92억원으로 주저앉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15억원으로 적자전환하면서 SKC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SK엔펄스는 올해 2월 파인세라믹 사업부문을 양도해 3303억원을, 이번달 중국 웨트케미칼(wet chemical)과 세정 사업을 처분해 합산 878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 자금은 SKC에 올려보내 SKC 자회사이자 SK넥실리스 모회사인 SKCFT홀딩스의 이번달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핵심 재원이 됐다. SKC는 현금 확보를 위해 SK엔펄스 일부 사업부문에 대한 추가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달 1650억원 규모 유상감자가 예정돼있다.

폴리우레탄 원료인 폴리올 제조사 SK피유코어도 그동안 SKC의 핵심 자회사 역할을 했던 곳이다. SK피유코어는 애초 일본 미쓰이화학(Mitsui Chemicals)과 50 대 50 합자회사로 설립됐지만 2022년 7월 미쓰이화학이 유상감자로 3658억원을 회수해가면서 SKC의 완전자회사로 존재했다.

SK피유코어도 SKC의 현금 확보 수단으로 이용됐다. SKC는 지난해 11월 SK피유코어에 188억원을 출자하고 SKC로부터 우리화인켐 지분 100%를 포함한 광학용소재사업을 165억원에 양수하도록 했다. 이어 올해 2월 SK피유코어 지분 100%를 4024억원에 팔았다.


지난해(지급일 기준) SKC가 SK엔펄스와 SK피유코어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각각 200억원과 300억원이었다.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로부터 수취한 전체 배당금이 70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회사 모두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SK엔펄스와 SK피유코어는 SKC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SKC가 특수관계자로부터 수취한 전체 배당금은 ISC로부터의 19억원에 불과했다.

◇SK넥실리스 완전자회사화…연 300억 안팎 배당금수취 기대

SKC가 2020년 2월 화학사업부문을 SK피아이씨글로벌로 물적분할한 데 이어 2022년 1월부터 지주사로 전환한 만큼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이 현금흐름의 주요 원천이 된다. 지분 51%를 보유한 SK피아이씨글로벌로부터의 안정적인 배당금 수취가 기대되지만 그동안 핵심 자회사 역할을 했던 SK엔펄스의 몸집이 축소되고 SK피유코어도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SKC 곳간을 책임질 차기 주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친환경 소재사업을 담당하는 SK리비오와 SK티비엠지오스톤은 여전히 SKC로부터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며 SKC로서도 이들 자회사의 공장 가동 전까지는 당기순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차기 주자 역할을 해줘야 하는 곳이 SK넥실리스다.

SKC가 거는 기대는 SK넥실리스에 투입된 막대한 자금으로 가늠할 수 있다. SKC가 SK넥실리스 모회사인 SKCFT홀딩스에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자한 현금만 합산 8739억원이며 SKCFT홀딩스가 떠안은 인수금융(신디케이트론)만 6900억원이다. 여기에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법인과 네덜란드법인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1조원을 끌어오기도 했다.


SKC는 빠듯한 현금 사정에도 이번달 SKCFT홀딩스의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오롯이 책임졌다. SKCFT홀딩스가 이 유상증자 자금으로 인수금융을 모두 갚고 다음달 SK넥실리스로 흡수합병(역합병)되면 SKC로서는 SK넥실리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결국 SK넥실리스에 대한 지분율이 100%로 SKC는 SK넥실리스로부터 발생하는 배당금 등 이익을 온전히 취할 의도다. SK넥실리스가 SKCFT홀딩스에 지급한 배당금은 2021년 250억원, 2022년 370억원, 지난해 351억원이었다.

다만 SK넥실리스도 당장 SKC에 현금을 공급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80억원, 당기순이익이 -106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때문에 SK넥실리스의 실적 회복 여부에 따라 SKC의 현금창출력도 결정될 전망이다.

SK넥실리스 외에 SKC 곳간을 책임질 '다크호스'로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제조사 ISC가 꼽힌다. SKC가 ISC에 출자한 합산 현금만 5255억원으로 지분 45.03%를 확보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SKC에 배당금을 지급한 유일한 자회사가 ISC(19억원)였다. ISC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36억원, 올해 상반기 319억원으로 양호했다. 다만 이익 규모 자체가 비교적 작아 SKC 곳간을 오롯이 책임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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