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이사회에서 눈여겨 볼 점은 사외이사 중심의 소위원회 활동이다. 상법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외에도 4개 소위원회를 별도로 둬 '미래전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내부거래', '인사평가' 등의 이슈에 대해 커버하고 있다.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은 물론 6개 소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겨 힘을 실어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사회 구성에서 지배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견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모와 구조를 갖추는 데 방점을 둔 이사회 구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외이사 중심 소위원회 활동, 높은 '참여도'
SKC 이사회는 총 7명이며 이 중 사외이사는 4명이다. 전체의 57%가 사외이사로 과반이 넘는다. 2명은 사내이사고, SK㈜ 임원인 신창호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다. 의장은 서강대 경영학 교수인 박영석 이사가 맡고 있다.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과 유지한 경영지원부문장(CFO) 두 명이 사내이사고, 나머지 사외이사 4명 중 2명은 여성으로 선임해 성별 다양성을 확보했다.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회계와 정책·법률, 기업경영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는데, 특히 기업인 출신으로 경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김정인·채은미 이사로 두 명 있단 점도 눈에 띈다.
SKC가 THE CFO 이사회 평가지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참여도' 부문이다. 이사회가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지, 이사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인데 35점 만점에 34점을 받았다. 모든 항목이 5점 만점이었으나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조직과 별도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에서 4점을 받았다. 이사회 사무국과 법무팀, 감사팀이 지원조직으로 뒷받침하고 있나 교육이 연 3회 열려 연 4회 이상 진행했을 때 만점이란 기준엔 미달했다.
전체 이사회는 지난해 총 15회 열려 5점 만점을 받았다. 연간 12회 이상 개최하면 만점이다. 모든 이사회 구성원은 연간 출석률이 90% 이상이었다. 감사위원회도 지난 한 해 10차례열렸으며 이사 참석률이 100%였다.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도 지난해 3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모든 소위원회는 지난해 9회 이상 개최됐다.
ESG위원회와 감사위원회가 10회,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및 투자를 심의하는 내부거래위원회 8회 개최됐다. 연간 경영계획과 전략, 대규모 투자 등의 심의를 맡는 미래전략위원회가 7회 열렸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3회, 인사평가보상위원회 5회로 위원회 개최 횟수를 합산해 연간 9회 이상 열려 만점을 부여했다. 소위원회의 이사 참석률도 90% 이상이었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소위원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 실시, '평가개선 프로세스' 장착
다만 이사회가 지배주주와 경영진 견제와 감독을 위한 활동을 제대로 전개하고 있는지를 따지는 '견제기능' 항목에선 5점 만점에 3.3점이었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독립적인 외형은 갖췄지만, 내실에선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3점을 부여했는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지난해 6회 열려 연간 12회 이상이라는 만점 기준에는 미달했다.
구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면에선 각각 4.0점, 4.1점으로 상대적으로 배점이 높았다. 사외이사가 의장이라는 점,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라는 점,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 소위원회를 제외하고 추가로 4개 설치했다는 점 등이 이사회 구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관련해선 이사회가 이사회 활동을 평가하고 있고,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도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이사 재선임에 반영하는 프로세스가 정착돼 있단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가 주주들이 파악하기 쉽게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지 않고,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확인도 어려운 점 등은 앞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들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