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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SKC, 사외이사 활동 높은 평가 '눈길'

[총평]①이사 참여율 높으나 견제기능 3점대 '아쉬움'

김혜란 기자  2024-10-15 10:30:13
SKC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반도체·2차전지 소재기업 SKC 이사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소위원회 활동이다. SKC는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참여도'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소위원회 개수나 구성, 활동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소위원회 6개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으며 이사회 구성원들의 출석률도 높았다.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 데다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점도 눈에 띈다. 사외이사에 힘을 실어준 구조를 갖춰 외형적으로는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평가, '참여도' 높은 점수

SKC는 시가총액이 5조원이 넘는 대형기업인 만큼 이사회 규모도 그에 걸맞은 규모를 갖췄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7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이 사외이사다.

규모를 갖춘 이사회는 THE CFO가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6개 지표로 평가한 이사회 평가지표에서 255점 만점에 167점을 받았다. 다른 SK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다. 192점을 받은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184점), SK이노베이션(170점), SK바이오사이언스(172점) 보다 낮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165점)나 SK(158점) 보다는 높다.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건 '참여도' 항목이다. 평점 5점 만점에 4.9점을 받았다. 4명의 사외이사는 미래전략위원회와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인사평가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까지 총 6개 위원회에서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는 지난해 총 15회 열렸으며 지난해 3월 사임한 기타비상무이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이사들이 90% 이상 참석률을 보였다. 감사위원회도 지난해 10회 열려 연간 9회 이상 개최에 만점을 준 THE CFO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다른 위원회도 모두 연간 9회 이상 개최됐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은 90% 이상이었다.

다만 이런 이사회 활동이 실제로 '견제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와 관련해선 3.3점만 얻었다. 내부거래(특수관계자 거래)를 감시할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점, 감사위원회가 3인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 점에서 만점인 5점이 부여됐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해 공시했으며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술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이 부분도 5점 배점이다.

하지만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는지'를 평가한 항목에 대해선, 5점 만점에 3점을 줬다. 사외이사추보추천위원회의 추천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지난해 6회 열려 THE CFO 기준에 따라 2점을 부여했다. 등기이사 평균보수가 3억7500만원으로 미등기이사 평균보수 4억3700만원의 100% 이상에 해당해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 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평가됐다.

◇'경영성과' 최하점, PBR·TSR KRX300 하회

이밖에 '평가개선프로세스'와 '구성' 항목에서도 각각 4.1과 4.0로 우수한 점수를 얻었다. 우선 구성면에선 이사회 의장이나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강대 경영학부 정교수이자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박영석 사외이사가 2022년 3월부터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는 의미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단 점도 눈에 띄었다. 다만 사외이사가 이사회 총원의 70% 이상이어야 만점을 받는데, 57%로 이 기준에는 미달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29점이었는데, 이사회 활동과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구성원이 없어 높은 점수를 매겼다. 사외이사 평가 결과도 재선임에 반영하는 프로세스도 마련돼 있다. 외부 지배구조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도 A+로 우수했다.

그러나 이사회 평가 결과 주주들이 파악할 수 있게 공개하고 있진 않았다. 사업보고서에 보면 이사회 평가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돼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정보접근성'은 3.7점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지 못한 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반영됐다. SKC는 기업지배구조고보서에서 '최근 몇 년간 포트폴리오 전환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지출의 증가로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이유로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였다. 지난해 영업적자로 배당이 없어 배당수익률은 0%였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마이너스 값으로 최하 점수인 1점을 받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은 각각 2.18%, 2.8%로 KRX 300 평균치를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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