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피플 & 보드

고려아연 지분교환 전 한화 출신 CFO 품은 영풍

권홍운 상무, 한화 경영지원실장 출신…영풍개발 등 3개사 이사직 보유

원충희 기자  2024-09-30 08:08:06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고려아연 지분 7.75%를 보유한 한화는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된다. 이는 2022년 8월과 11월 지분투자와 자사주 교환을 통해 확보한 지분이다.

우연찮게도 이에 앞서 2022년 3월 한화 측 인사가 영풍그룹에 들어왔다. 영풍개발, 영풍문고홀딩스, 영풍이앤이 등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사내이사로 등재된 권홍운 상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무역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분투자 5개월 전 입사, 영풍개발·문고홀딩스·이앤이 사내이사

한화그룹이 고려아연 지분을 가진 것은 2022년 8월의 일이다. 한화임팩트와 미국 에너지 분야 투자 자회사인 '한화H2에너지 USA'가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4718억원을 태웠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한화와 1568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맞바꿨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지분 7.75%를, 고려아연은 한화 지분 7.25%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영풍 측은 장 고문이 이사회에 불참하는 것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영풍 측과 사전협의 없이 진행된 일이며 이로 인해 최 회장 우호지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연히도 그에 앞서 2022년 3월 한화 측 인사가 영풍그룹에 왔다. 당사자인 권홍운 상무는 CFO 보직과 함께 이사회 직함도 받았다. 영풍개발, 영풍문고홀딩스, 영풍이앤이 등 3곳의 사내이사다. 이 가운데 영풍문고홀딩스와 영풍개발은 그룹 지배구조의 한축을 맡고 있는 곳이다.

그룹의 핵심인 영풍은 오너인 장씨 일가와 경원문화재단이 30.05%를 갖고 있다. 이와 더불어 총수일가 회사인 씨케이를 통해 영풍 지분 6.45%를 소유하고 있다. 또 씨케이는 영풍문고홀딩스를, 영풍문고홀딩스는 영풍개발 지분을 소유한다. 영풍개발 역시 영풍의 지분 15.53%를 보유 중이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쟁탈전에서 영풍그룹 측의 핵심 주체로 나선 계열사 역시 비철금속 제련 전문업체인 영풍이다. 장 고문 일가는 이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25.4%를 갖고 있다. 영풍그룹 측의 고려아연 지분 33% 가운데 상당량을 영풍이 지니고 있다.

◇방산·무역부문 종사, 한화-고려아연 딜과 관련성 적어

권 상무는 2015년 ㈜한화의 무역부문(현 글로벌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한화시스템 재무담당 상무를 거쳐 2021년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지원실 인사기획팀 담당임원으로 재직했다. 한화그룹에선 무역부문과 방산부문 계열사를 주로 근무했다.


그가 영풍그룹에 온 시점과 한화그룹-고려아연 지분투자 시점이 같은 해로 공교롭게 맞물리지만 의도한 인사를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거래가 이뤄지기 전에 이직했으며 한화그룹의 지분 참여에 영풍은 반대 입장이었다. 아울러 권 상무의 주요 경력이 방산·글로벌 분야인데 반해 한화-고려아연 딜은 에너지, 2차전지 등이 주축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당사에서 경영지원실은 CFO는 아니고 인사·총무 등을 담당하는 부서"라며 "부문의 경영지원실장은 ㈜한화에 적을 두고 그룹 업무를 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방산·IT 등의 계열사로 (고려아연이 연관된) 에너지 등과는 다른 분야"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