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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역대급 밸류업 예고' 현기차, 반기만에 작년치 넘었다

영업이익률 10년만 두자릿수 기대감, TSR 기반 적극적 환원책 지탱

최은수 기자  2024-09-19 14:31:23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현대자동차는 2023년부터 '번 만큼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립했다. 2023년 설립 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그에 걸맞은 배당액을 책정했다. 거듭 최고 실적을 갱신한 2024년 상반기에도 어김없이 약속을 이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지급한 배당금은 총 3조원에 육박한다. 이미 역대급으로 구분되는 작년 한해 지급 총액을 넘겼다. 더불어 연간 배당성향을 상향조정하는 걸 넘어 총주주수익률(TSR)을 새로운 주주환원지표로 꺼내들었다. 호실적과 주가가 연동하는 제조업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반기 배당금만 2조7386억, 벌써 작년보다 많다

현대차는 올해 6월 말까지 약 2조738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작년 같은 기간 약 1조5725억원을 지급한 것과 대비하면 174%의 순증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작년 상반기 또한 중간배당 기준으론 가장 규모가 컸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지급한 배당금 총계는 이미 작년 전체 기간 지급한 규모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작년엔 상·하반기를 합쳐 2조3583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연간 합계 배당액은 주당 1만1400원이었다.

현대차는 작년 4월 배당금이 실적과 연동되도록 배당정책을 바꿨다.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의 30~35%를 주주환원에 활용해 오던 것을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을 배당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반기마다 지급하던 배당금 역시 분기마다 지급키로 하며 횟수까지 늘렸다.

현대차가 2024년 상반기 역대급으로 배당액을 늘린 건 주주환원을 대폭 늘릴 수 있을만큼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대차는 39조6879억원의 매출액과 4조12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배당 재원을 가늠하는 당기순익으로 살펴보면 작년 한 해 농사를 이미 반기만에 끝마친 것으로 나타난다. 현대차의 올해 반기에 7조3101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작년 당기순익인 7조3430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해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내놓은 걸 염두에 두면 앞으로 배당액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앞서 반기 배당 규모가 지난해 지급 총계를 넘어선 배경도 작년엔 없었던 '1분기 배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의 경우 4분기를 꽉 채워 배당을 예고했다. 이미 반기만에 작년치를 넘어섰는데 이 추계를 2024년 한해로 넓히면 상승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호황은 계속된다' 두자릿수 이익률 앞두고 적극적 주주환원책 지속

현대차는 올해 전과 비교해 개선된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분기 배당 체제를 도입했고 호실적에 걸맞게 '배당 성향 25%'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국내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내놓으면서 한 번 더 진일보한 정책을 내놨다.

현대차는 통상 5년 간의 주주환원 계획을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등의 IR 행사에서 공개된다. 최근 진행한 인베스터데이에선 TSR을 핵심지표로 선정했다. 이에 따른 TSR 목표치는 2025~2027년 35%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11~12%를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2022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영업 성과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차량 부문에서 고급차·SUV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단순히 규모만 늘어나는 게 아니란 평가를 받는다. 올해 반기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선 계 일례다.

아직 반기 기준이긴 하나 연말까지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면 2015년 이후 약 9년 만의 성과로 기록된다. 마침 자동차 업계는 올해 하반기를 작년부터 시작된 대호황의 연속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면 현대차의 올해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서 현대차가 제시한 주주환원책 또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덕에 현실화할 가능이 높다. 마침 현대차는 잉여현금흐름에 기초한 배당성향률에서 진일보해 주가 수익률에 주당 배당금까지를 고려한 TSR을 기준점으로 잡았다.

현대차의 2023년 TSR은 36.9%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기업의 평균치 27.6%를 10% 포인트 가까이 상회한다. 통상 제조업의 경우 TSR이 양호한 실적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현대차의 주가는 올해 상반기 최고점을 기록한 후 조정 중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되면 다시 상승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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