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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순이익 개선에도 현금곳간 줄어든 까닭은

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셀렉타' 추가 지분 매입에 현금유출 '껑충'

윤종학 기자  2024-09-12 15:55:5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CJ제일제당이 상반기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되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한 가운데 종속회사 지분 추가 확보에 일회성 현금유출이 발생해 현금곳간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별도 기준 상반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546억원으로 반년 사이 806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상반기에 1575억원이 증가했던 것과 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개선했음에도 현금창출능력이 감소하며 배경이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의 별도 기준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은 3조6841억원에서 3조7500억원으로 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20억원에서 1824억원으로 62.8% 급증했다.


이에 당기순이익도 292억원에서 379억원으로 29.7% 증가한 상황이었지만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전년 2247억원에서 -261억원으로 오히려 마이너스 전환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서 시작해 비현금성 금액을 제거하는 '당기순이익 조정을 위한 가감'을 거치고 영업활동 자산 및 부채의 변동액을 더해 계산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현금창출력은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당기순이익 조정 과정을 거치며 금융수익과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처분 이익에서 전년대비 많은 회계상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2023년 상반기 대비 금융수익은 -537억원, 기업투자처분이익은 -264억원의 현금유출이 추가됐다.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순운전자본은 기업 운영에 소요되는 자본을 의미하며 해당 규모가 증가하면 미래 현금흐름이 증가해 현재 현금유동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CJ제일제당의 순운전자본은 약 8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6160억원 보다 43%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매출채권은 4649억원에서 5119억원으로 10% 증가했고, 재고자산도 9303억원에서 9918억원으로 6.6% 불어났다. 매입채무는 7792억원에서 617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처럼 현금유출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부진한 점도 현금곳간이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2023년 상반기 825억원에서 563억원으로 현금창출력이 급감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내역 대부분에서 현금창출력이 개선됐지만 종속기업투자 주식을 취득해 대규모 현금을 유출한 영향이 컸다. 전년 대비 이자 및 배당금 수취로 240억원가량이 유입됐고 유형자산 취득 규모도 210억원가량 감소해 현금유출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반면 종속기업투자 주식 취득에 1600억원가량을 투입해 전년 대비 1480억원 이상 현금유출이 생겨났다. 이는 브라질 자회사인 셀렉타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자금은 추후 셀렉타 매각에 따라 현금유입분으로 전환될 수 있어 향후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CJ제일제당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브라질 자회사인 셀렉타에 대한 보유 지분 66%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2024년 6월말 주식 전량 매각을 위해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상반기 지분취득 내역은 향후 매각을 위한 사전절차인 셈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순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추후 셀렉타 매각이 마무리되면 재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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