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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첫 '여성' 사내이사 사임…개편 불가피

김소영 이사 재선임 5개월 만 안식년 돌입, ESG 강화 위한 인물 물색 고민

정유현 기자  2024-09-02 17:45:50
CJ제일제당의 첫 여성 사내이사로 주목받았던 이사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이사회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외부 영입이 아닌 오랜 기간 몸담아온 내부 여성 임원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이사회는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지만 향후 ESG 경영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신규 사내이사를 물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달 초 김소영 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고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이사회에 변화가 생겼다. 김 전 이사는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첫 선임된 후 올해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된 인물이다.

김 전 이사는 이사회 일원으로 활약했지만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 이사회 내 소위원회 활동은 하지 않았다. 6월 말까지 내부거래나 연결 실적 보고 등의 안건을 제외한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냈다. 출석률은 100%다.

김 전 이사는 연세대 식품생명공학과 학사 졸업 후 연세대에서 박사 과정까지 밟았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박사후 연구과정을 수료한 후 2004년 CJ제일제당 BIO연구소 과장으로 입사했다.

BIO R&D 담당, BIO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BIO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2013년 상무, 2018년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김 이사가 사업 전반에 대한 경영 능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한 점이 부각되면서 2021년 첫 여성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의 그린 바이오 R&D 경쟁력을 보유하는데 공헌이 컸다고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전 이사는 CJ제일제당이 선진화된 이사회를 꾸리는데 있어 의미있는 인물이었다. CJ그룹은 수년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 환경을 구축하는데 앞장섰다.

이에 따라 CJ그룹에서 ESG 키워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그룹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ESG가 언급된 후 주요 계열사들이 관련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김 전 이사가 CJ제일제당의 사내이사로 첫 등재된 시기도 2021년이다. 이사회 내 다양성과 전문성을 충족시키며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전 이사가 사임하면서 이사회 구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다. 정관상 이사회는 3인 이상 9인 이하의 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6월 말까지는 사내이사 3인(△손경식 △강신호 △김소영), 사외이사 4명 (△김종창 △김용덕 △김태윤 △윤정환)으로 이사회가 운영됐다. 김 전 이사가 사내이사에서 빠지면서 6인 체제(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가 됐다.

상법 제542조의 8에 따라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 이 조건은 충족된 상태다. 사외이사 비율은 66.6%다. 김 전이사 사임 후 신규 인물을 채우지 않아도 이사회 운영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 지표 준수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성별 다양성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CJ제일제당은 2023년 기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준수율이 66.7%에 불과하다. 다양성 이슈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준수율이 하향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간을 가지고 적합한 사내이사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지만, ESG 경영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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