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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순익 '99%' 배당하는 STLC, 에쓰오일 배당수익도 회복

흑자 유지 속 2009년 배당 개시, 2019년부터 현 배당성향 유지

김동현 기자  2024-09-05 07:34:01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재계순위 25위의 에쓰오일은 보유 계열사가 단 3곳뿐이다. 이중 해외 자회사(싱가포르·사모아) 2곳을 제외하면 국내 계열사는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윤활유(STLC) 한곳만 남는다. 최근 에쓰오일이 수소 충전·연료전지 등 신사업을 확장하며 기술 벤처 투자 사례를 늘리고 있으나 피투자사 중 지분율도 높아봐야 32%(글로리엔텍) 정도다.

에쓰오일의 국내 유일 계열사인 STLC는 모회사의 윤활 사업을 지원한다. 본체인 에쓰오일이 윤활기유(윤활유 원료) 및 해외 윤활유 사업에 집중하고 대신 STLC가 국내 영업·판매를 담당한다. 여기에 이익의 99%를 배당으로 집행해 주주사(에쓰오일,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에 꾸준히 현금을 올려보내고 있다.

올 상반기 에쓰오일이 STLC와 거래를 통해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은 약 537억원이다. 윤활기유 판매에 따른 매출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규모가 크진 않지만 STLC가 집행한 배당금(41억원)도 이 안에 들어가 있다.

에쓰오일은 2008년 이수화학의 토탈이수오일 지분 49%를 매입하며 STLC를 공동기업으로 편입했다. 에쓰오일이 STLC 지분 '50%+1주'를 갖고 프랑스 토탈에너지스가 나머지 50%-1주를 나눠 갖는 것으로 지분율을 정리했다.

2003년 설립 후 흑자와 적자를 오가던 STLC는 에쓰오일 아래에 편입된 후 흑자를 이어가며 2009년 사업연도부터 배당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STLC의 배당금 지급액은 105억원으로, 2009년 STLC의 당기순이익이 13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79%에 육박한다.



2013년까지 70%대 후반~80% 수준의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던 STLC는 2014년에 배당성향을 90%로 한차례 끌어올렸고, 2019년에는 99%로 한번 더 올렸다. STLC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00억원 내외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이익의 전부를 양 주주사에 올려보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022년 수익성 악화로 에쓰오일에 올려보낸 배당금이 6억5000만원(배당총액 13억원) 뿐이었다. 2022년 STLC의 당기순이익은 13억2900만원 수준으로, 에쓰오일 편입 첫해(2008년, -18억원)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82억500만원의 이익을 내며 배당 여력을 회복했고 올해 상반기 82억원의 배당을 집행했다. 지분율에 따라 에쓰오일이 41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STLC는 에쓰오일이 배당금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2010년대 전까지 10억원대 수준의 배당금 수익만 올리던 에쓰오일은 STLC가 배당을 집행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많게는 100억원(2016년)에 가까운 배당금 수익을 내기도 했다.

에쓰오일 전체 배당금 수익에서 STLC가 차지하는 비중도 80~100% 사이를 오가다 배당총액을 13억원으로 줄인 2023년에만 10%대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STLC가 배당총액을 82억원으로 끌어올리면서 에쓰오일 배당금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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