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로 한 에쓰오일이 올해 배당 가이던스를 준수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배당정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던 이후 매년 가이던스를 준수해왔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현재 시점에서 향후 배당정책에 대한 힌트도 남겼다.
이달 초 진행됐던 에쓰오일의 실적발표회에서 방주완 수석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은 작년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성향이 "약 3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쓰오일은 2021년 11월에 사업연도 2021·2022년의 배당성향을 약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최소 주당 5429원 보장실적발표에 따르면 올해 에쓰오일의 연결 순이익은 2조1068억원이다. 이중 30%는 6320억원이다. 약속대로면 올해 주주들에게 총 6320억원이 돌아가야 한다.
에쓰오일은 작년 중순 주주들에게 중간배당으로 주당 2500원을 지급했다. 총액은 2911억원이다. 6320억원을 채우려면 연말배당으로는 약 3410억원을 풀어야 한다. 주당 계산하면 약 2929원이다. 중간배당과 연말배당을 합치면 에쓰오일 주주들은 최소 주당 5429원의 배당금을 보장받는다.
작년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성향이 실제 30%를 넘을 경우 에쓰오일은 배당 가이던스를 제시한 2019년 이후 매년 약속을 준수하게 된다. 에쓰오일은 2019년 말에도 사업연도 2019·2020년도에 대해 배당성향을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2019년에는 배당성향으로 35.73%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32.1%를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했던 2020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샤힌 8조 투자에도…CFO "배당정책 현저한 변화 없다"업계의 관심은 '미래'에 있다. 에쓰오일은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 투자인 '샤힌(매) 프로젝트'에 약 8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 대주주 사우디 아람코(Aramco)에 최종 승인을 받은 에쓰오일은 올해부터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투자로 인한 자금 유출이 이뤄질 경우 자연스럽게 배당 여력은 줄어든다.
다만 CFO인 방주완 수석부사장은 대규모 투자에도 배당 정책에 대해 현저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방 수석부사장은 "프로젝트 기간 중에도 균형 있는 배당을 지급하고도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하반기 중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자신감의 원천은 견조한 정제마진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수익성이다. 방 수석부사장은 "구조적 정제마진 호조로 수 년간 견조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정유 시장에서 설비 순증설은 수요를 하회하고 신규 공급 리스크는 적어 당분간 정유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에쓰오일은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장기적으로 볼 때 정제설비의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전망돼 수급 상황이 계속 타이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