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그룹(대기업집단)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골프장은 오너와 임원을 위한 레저시설을 넘어 산업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 그룹은 골프장 유형자산과 지분을 담보로 현금여력을 늘리거나 배당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THE CFO가 각 그룹의 골프장 재무 현황을 분석하고 활용법을 살펴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1년과 2022년 자산 매각에 따른 현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이용하면서 차입 부담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갔다.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은 올해 공모채 발행 때 신용등급이 A-로 상향 조정되는 성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자산인 유형자산의 절반을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회원권 분양 보증금 7000억 상회…재무 개선에 차입 부담 경감
한화그룹의 호텔·리조트와 골프장 사업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회원제 골프장인 경기 용인시 플라자CC 용인(36홀)과 강원 속초시 플라자CC 설악(18홀),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인 제주 제주시 플라자CC 제주(9홀)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회원제 골프장인 강원 춘천시 제이드팰리스CC(18홀)와 대중제 골프장인 충남 태안군 골든베이CC(27홀)도 운영하고 있었지만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2022년 제이드팰리스CC는 한화솔루션에, 골든베이CC는 고려자산개발 계열 셀럽골프앤리조트에 각각 매각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플라자CC 용인, 플라자CC 설악 등 골프장과 일부 리조트를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부채가 비교적 높게 잡힌다. 회원권 분양에 따른 보증금을 부채로 보고 재무상태표상 기타금융부채로 잡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보증금(유동·비유동 합산)은 7186억원으로 부채총계(1조6423억원)의 43.8%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은 2020년말 457.9%였으며 2021년과 2022년 일부 골프장을 포함한 자산을 매각하고 지난해 토지 재평가로 자본을 확충한 이후에도 2022년말 305.6%, 올해 상반기말 176.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부채비율에 비해 차입 부담은 적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말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2392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9.3%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790억원)을 제외한 순차입금으로 보면 1602억원으로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더 낮다.
다만 현재의 낮은 차입 부담은 2021년부터 이어온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의 결과다. 재무건전성에 대한 위협이 가장 컸던 2020년말 총차입금은 5530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24.7%로 현재보다 높았다. 하지만 2021년 한화투자증권 보통주(1055억원)와 한화저축은행 보통주(297억원)를 매각했다.
이어 2022년 제이드팰리스CC(584억원), 지리산콘도(104억원), 일본 니세코 리조트 개발 관련 4개 자회사(합산 316억원), 골든베이CC(1797억원), 사이판 월드리조트(850억원)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손에 쥔 합산 5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대부분 이용했다. 이 때문에 3년 6개월 만에 총차입금을 3600억원 넘게 줄일 수 있었다.
◇공모채 발행으로 일부 조달 충당…유형자산 절반 차입금 담보 제공
올해 상반기말 총차입금 2392억원은 리스부채 378억원을 제외하면 은행권 단기차입금 1217억원과 공모채 798억원으로 구성돼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 4월 300억원 규모 1년 6개월물과 500억원 규모 2년물 합산 800억원을 공모채로 조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자산 매각으로 차입 부담이 완화된 점이 고려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주주사인 한화나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자체 보유한 유형자산이 차입을 일으키는 동력이 된다. 올해 상반기말 자산총계(2조5733억원)에서 유형자산의 비중이 77.5%(1조9945억원)로 높은 만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서는 유형자산을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차입금 한도 대출과 담보 대출에 대한 담보로 제공한 토지와 건물의 합산 장부금액은 1조636억원이다. 전체 유형자산(1조9945억원)에서 담보 제공분의 비중이 53.3%로 절반이 넘는다. 다만 유형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추가 차입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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