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그룹(대기업집단)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골프장은 오너와 임원을 위한 레저시설을 넘어 산업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 그룹은 골프장 유형자산과 지분을 담보로 현금여력을 늘리거나 배당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THE CFO가 각 그룹의 골프장 재무 현황을 분석하고 활용법을 살펴본다.
재무건전성 개선 과제에 놓였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제이드팰리스CC와 골든베이CC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플라자CC만 남기면서 골프사업 축소를 감수한 결정이었다. 이어 지난해 핵심 자산인 토지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낮췄다.
◇재무건전성 개선 열쇠 '자산 매각'…제이드팰리스CC·골든베이CC 처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그룹의 호텔·리조트와 골프장 사업 계열사로 한화가 49.80%, 한화솔루션이 49.57%로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 거제 벨버디어, 경북 경주시 경주 에톤, 경기 포천시 산정호수 안시, 강원 속초시 설악 쏘라노 등 리조트와 서울 더 플라자 서울, 강원 양양군 브리드호텔 양양 등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으로는 회원제 골프장인 경기 용인시 플라자CC 용인(36홀)과 강원 속초시 플라자CC 설악(18홀),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인 제주 제주시 플라자CC 제주(9홀)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골프사업은 2021년까지만 해도 현재보다 더 컸다. 하지만 영업실적 부진으로 결손금이 쌓이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자 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했으며 이때 골프사업도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2020년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4013억원으로부채비율은 457.9%였다. 2020년 2월 식자재 유통과 급식 사업을 책임지던 FC부문을 푸디스트로 물적분할해 VIG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1000억원을 손에 쥐었지만 재무건전성을 단숨에 개선하기에는 부족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자산 매각을 본격화한 것은 2021년부터다. 8월 한화투자증권 보통주 8.72% 전량을 한화자산운용에 1055억원에 매각했고 10월 한화저축은행 보통주 16.16% 전량을 한화글로벌에셋에 297억원에 매각했다. 2021년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이 기타수익으로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22년에는 자산 매각에 더 속도를 냈다. 이때 유효한 카드가 된 것이 골프장 매각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현재 운영 중인 용인·설악·제주 플라자CC 외에도 회원제 골프장인 강원 춘천시 제이드팰리스CC(18홀)와 대중제 골프장인 충남 태안군 골든베이CC(27홀)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3월 제이드팰리스CC를 제이드가든(수목원)과 묶어 한화솔루션에 584억원에 매각했고 6월 골든베이CC를 고려자산개발 계열 셀럽골프앤리조트에 1797억원에 매각했다.
◇토지 재평가로 자본총계 급증…당기순이익 회복은 시기상조
당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골프장 외에도 여러 자산을 매각했다. 10월 사이판 월드리조트(법인명 World Corporation) 지분 전량을 팩텀PE-제이제이네트웍스 컨소시엄에 85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지만 주로 모회사인 한화솔루션이 매수 주체가 됐다.
한화솔루션에 자산을 내주지만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지원 자금 성격의 현금을 끌어다쓰는 효과가 있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부터 제이드팰리스CC(584억원) 외에도 3월 지리산콘도 토지와 건물을 104억원에 사왔고 일본 니세코 리조트 개발 관련 4개 자회사 지분 전량을 합산 316억원에 사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2년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자산 매각에 따른 이익이 기타수익으로 잡히면서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말 부채비율은 305.6%로 하락했다. 특히 1년 뒤인 지난해말에는 부채비율이 169.4%로 재차 하락했다. 여기에는 자산 매각에 이은 재무건전성 강화 전략으로 자산 재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토지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해 재평가이익으로 6314억원이 발생했다. 여기에서 법인세 효과 1440억원을 제외한 4874억원이 자본 항목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재평가잉여금으로 반영되면서 2022년말 4815억원이었던 자본총계가 지난해말 9456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는 부채비율이 하락하는 핵심 원인이 됐다.
다만 대규모 자산 매각을 실시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마이너스(-) 482억원, 올해 상반기 -147억원으로 다시 적자전환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말 자본총계가 9310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176.4%로 재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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