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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

한앤코, 남양유업 '비정상화의 정상화' 본격 착수

백미당 제외한 외식사업 정리 시작, '볼트온'보다 '비용 축소'에 방점

남준우 기자  2024-08-22 10:47:28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남양유업 정상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볼트온(Bolt-On) 작업을 펼칠 것이란 일각의 예상과 달리 한앤코는 이보다는 비용 구조 개선에 더 힘쓸 예정이다.

다른 식음료 시장과 달리 유제품 시장은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실적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다. 이에 한앤코는 홍원식 전 회장이 벌려놓은 비효율 자산들을 하나둘씩 해결하면서 군살을 뺄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현재 남양유업의 일부 사업부를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2001년 런칭했던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를 포함해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판요리 전문점 '철그릴' 등이 대상이다.

각 브랜드 매장의 계약이 만료되는대로 사업을 접을 예정이다. 일치프리아니는 올해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등에서 계약기간이 종료되며 자연스레 문을 닫았다. 외식사업 가운데 '백미당'은 일단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앤코는 이와 더불어 홍 전 회장이 소유한 강원도 평창군 용평 리조트 내 포레스트 레지던스에 대한 소유권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전도 시작했다. 법원은 지난달 남양유업이 홍 전 회장에게 제기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홍 전 회장에게 이전된 소유권 등기를 무효화하고, 명의를 되찾아오기 위한 채비에 나선 셈이다.

한앤코는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남양유업 사업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과거에 한앤코가 웅진식품을 볼트온하면서 밸류업했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앤코는 2013년 웅진식품을 115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동부팜가야, 대영식품 등을 차례로 인수해가며 포트폴리오를 넓힌 후 대만 1위 식품기업 통이그룹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다만 한앤코는 이보다는 '비용 축소'에 방점을 둘 예정이다. 남양유업의 주력인 유제품의 경우 과점 시장에 해당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유제품 시장 점유율은 서울우유이 40%를 넘는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남양유업, 빙그레, 매일유업 순이다.

남양유업은 매년 12~13%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웅진식품이 몸을 담고 있는 음료 시장과 달리 일정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면 일정 수준의 캐쉬를 확보할 수 있는 산업이다. 이에 M&A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방식보다는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면서 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유제품업의 경우 국내에서는 과점 시장인데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오게 된다"라며 "남양유업의 경우 볼트온 보다는 현재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는 비용을 잘 통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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