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그룹 상장 3사는 2022년 지주사 아세아를 시작으로 주주환원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아세아그룹은 행동주의 펀드 등으로부터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던 상황으로, 상장 3사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에 머물러 있었다.
2023년 본격화한 주주환원 정책 시행으로 아세아와 아세아제지는 올초 PBR 개선의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반면 아세아시멘트는 전통적인 저PBR주인 시멘트 업종의 한계에 묶이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1분기 말 아세아시멘트의 PBR(0.38배)은 시멘트 업계 평균(0.50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주·시멘트, 첫 가이드 올해 마무리…제지는 내후년까지 아세아그룹은 지주사인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 아세아제지 등 3사를 상장사로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존 상장사였던 아세아시멘트가 지주사 아세아(존속회사)와 사업회사 아세아시멘트(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하며 자동으로 2개사가 상장했고, 아세아제지는 1985년 아세아시멘트에 인수된 지 3년 만인 1988년 상장했다.
이들 3사는 모두 배당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는 분할로 인해 신규 상장한 이후 한 차례도 배당을 멈춘 적이 없다. 아세아제지는 당기순손실(-387억원)을 기록한 2015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배당을 집행했다.
다만 구체적인 배당 가이드 없이 이익 및 투자재원 확보, 재무 건전성 유지 등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을 집행하겠다고만 해왔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총액의 비중을 의미하는 배당성향도 불규칙했다. 이에 자사주 매입·소각, 중간배당 도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이라 지적받던 아세아그룹은 2022년 12월 아세아를 시작으로 아세아제지(2023년 7월), 아세아시멘트(2023년 10월) 등 상장 3사에 주주환원 가이드를 도입했다. 기존에 집행하던 배당의 경우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몇 %까지 배당성향을 유지할지 공개했고 중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일정도 구체화했다.
아세아는 2024년 사업연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성향 목표치로 제시했고, 아세아제지는 2026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25%를 배당으로 집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아세아시멘트는 별도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재원으로 활용해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고 밝혔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의 첫 주주환원 가이드가 올해면 마무리되는 셈이다.
◇시멘트 평균 PBR 밑돈 아세아시멘트 주주환원 가이드에 따라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며 아세아그룹 상장사의 주가도 점차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2022년 말 13만1500원이었던 아세아의 주가는 1년 사이 18만7000원까지 올랐으며 올해 3월엔 재상장 이후 처음으로 20만원선을 돌파했다. 아세아제지도 배당 가이드 제시 다음날(지난해 7월13일)에 13.9% 급등하며 주가 4만원 고지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아세아와 아세아제지의 PBR도 점차 올라갔다. 2022년 말 0.24배에 불과했던 아세아의 PBR은 지난해 말 0.30배, 올 1분기 말 0.37배 등으로 상승했고 아세아제지도 지난해 말 0.41배에서 올 1분기 말 0.45배로 상승 전환했다. 아세아시멘트만이 작년 말 0.39배에서 올 1분기 0.38배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아세아시멘트는 주주환원 가이드 발표에도 큰폭의 기업가치 성장을 이루진 못했다. 작년 10월17일 주주환원 정책이 공시되고 그 다음날 주가가 9.2% 뛰며 1만950원에 장을 마감하긴 했으나 이후 효과가 오래 가진 않았다. 올해 1분기 말(3월29일) 주가는 1만420원으로 작년 말(1만490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시장에선 시멘트 업종 자체가 투자자 관심에서 떨어져 있어 저PBR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요 시멘트 상장 5개사(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삼표시멘트·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의 1분기 PBR은 평균 0.50배 수준이다. 한일시멘트(0.54배)와 한일현대시멘트(0.75배) 정도만이 평균 이상의 PBR을 기록 중이며 아세아시멘트의 PBR이 5개사 중 가장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