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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캐피탈은 지금

금융사고 '안전지대' 구축…준법감시인 전문성 개선 과제

⑩14년간 대형 금융사고 없어…감사위, 전문·독립성 강화 중

이기욱 기자  2024-07-30 07:00:34

편집자주

지방금융지주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전국구 금융그룹을 노리는 DGB금융그룹의 광폭 행보는 '1등 지방금융지주' BNK금융그룹에게도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iM뱅크를 필두로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도 전방위적 영업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BNK금융의 대표 비은행 계열사 'BNK캐피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BNK캐피탈의 현 상황을 조명해 BNK금융그룹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가늠해본다.
BNK캐피탈은 출범 후 현재까지 우수한 내부 통제 역량을 보여줬다. 14년 동안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감독당국 검사를 통해서도 소수의 지적 사항만이 적발됐다. 빠른 외형성장에 맞춰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개선시키며 견제 장치도 마련해왔다.

자체 내부통제를 총괄하는 준법감시조직은 전문성 개선 등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준법감시인으로 여전히 내부 일반 부서 출신 인물들이 선임되고 있고 지원 조직의 규모도 과거 대비 큰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출범 이후 금융당국 제재 내용 4건…'한일월드 사태' 소규모 손실로 대응

BNK캐피탈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출범 후 14년동안 BNK캐피탈에 발생한 금융당국의 제재 사항은 총 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옛 BS캐피탈 시절 금융감독원 부문 검사 결과 '대출모집인에 대한 개인신용정보 부당 제공 등' 위반 혐의가 한 차례 적발됐고 2017년 주요 위험사항 누락 기재로 인해 과징금 7억2000만원이 부과됐다.

2018년과 지난해 각각 '대주주 발행주식 취득시 보고 및 공시의무 위반'과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절차 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120만원, 2억18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기관제재로는 2013년 기관경고가 가장 강한 조치였고 지난해 기관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중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사항은 2014년 이른 바 '한일월드 사태'다. 2014년 정수기 렌탈업체인 한일월드가 운동기를 무료로 제공한다며 고객을 모은 뒤 대표가 잠적했고 이 과정에서 렌탈채권을 넘겨받은 BNK캐피탈이 부실을 떠안게 된 사고다.

하지만 그 마저도 100억원대 손실로 마무리됐고 관련 위험사항 누락 등으로 과징금 제재를 받는데 그쳤다. 계열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에서 주가조작, 수백억원 횡령 등의 사태가 터진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일수 전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된 적은 있으나 이 역시 BNK캐피탈 대표 취임 전의 일로 구속됐었다.

BNK캐피탈은 기업의 성장에 맞춰 감사기구와 내부통제 기구를 갖춰나갔다. 지난 2014년까지는 상임 감사가 내부 통제 역할을 도맡아왔으나 2015년 10월 이사회에 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설치했다.

2015년 설치 당시에는 감사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다소 부족한 모습도 보였다. 감사위원은 수는 총 3명이었고 2명의 사외이사 1명의 상근감사로 구성됐다. 당시 상근감사를 맡았던 박창수 감사는 부산은행 지점장과 지역본부장, 부행장 등을 지낸 내부 출신 인사였다.

◇감사위, 2017년부터 외부 출신으로만 운영…준법감시인, 내부 일반 부서 출신 기용

2017년부터 점차 독립성과 전문성을 개선해나가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감사위 구성을 사외이사 3명으로 운영했고 2018년부터는 외부출신 상근감사를 발탁했다. 현재까지도 BNK캐피탈 감사위는 모두 외부 출신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감사를 지낸 조현준 감사는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하나대투증권 경영지원본부장, 경영관리총괄, 홀세일총괄 등을 지낸 인물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상근감사로서 감사위에 참여해온 박세규 감사는 기보캐피탈 상임감사, 기술보증기금 상임감사 등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올해에는 금감원 출신 인사를 상근감사로 영입하며 감독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지난 4월 선임된 김상대 감사는 금감원 저축은행검사1국 검사총괄기획팀장과 제재심의실 팀장, IT검사실 부국장, 경남지원장, 분쟁조정2국장 등을 역임했다.

BNK캐피탈이 금감원 출신의 상근 감사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위 구성원도 4명으로 확대했다. 소순배, 박봉환, 백명기 사외이사와 김상대 감사가 감사위원으로 활동한다.

다만 사내 내부통제 조직을 총골하는 준법감시인은 전문성을 보다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BNK캐피탈은 준법감시인으로 일반 부서 출신 그룹 내부 인사를 선임하고 있다. 법조계 출신 외부인사 또는 내부 법무팀 출신 전문 인력을 앉히는 경쟁 기업들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영준 현 준법감시인 전무는 부산은행에서 인사부장, 지점장, 영업부장, 경영지원본부장, 고객지원그룹장 등을 지냈다. 송치원 전 준법감시인은 BNK캐피탈 재무기획부장, 경영지원부장, 전략기획부장, 기업금융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준법감시인 지원부서 인력도 3월말 기준 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말(5명) 대비 2명 늘었지만 464명의 직원 수와 9조3652억원의 자산 규모 등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치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단 2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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