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BNK캐피탈은 지금

경쟁사 최고 수준 연체율…리테일금융 확대 부작용

⑨기업금융 줄이며 대형 부실 위험 경감…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세

이기욱 기자  2024-07-25 15:49:05

편집자주

지방금융지주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전국구 금융그룹을 노리는 DGB금융그룹의 광폭 행보는 '1등 지방금융지주' BNK금융그룹에게도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iM뱅크를 필두로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도 전방위적 영업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BNK금융의 대표 비은행 계열사 'BNK캐피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BNK캐피탈의 현 상황을 조명해 BNK금융그룹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가늠해본다.
BNK캐피탈이 건전성 지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리테일 위주로 재조정하며 대형 부실의 위험은 낮췄으나 전체 연체율은 경쟁사 중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가계대출 확대의 영향으로 연체율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연체 채권의 비중도 확대돼 회수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과 충당금 추가 전입 등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3월말 연체율 2.67%…상위권 캐피탈사 중 최고 수치

3월말 기준 BNK캐피탈의 연체율은 2.67%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말 2.12%까지 높아졌던 연체율이 연말 2.07%까지 낮춰졌으나 3개월만에 다시 2% 중후반대로 상승했다. 상위 10위권 경쟁 캐피탈사 중 가장 높은 연체율에 해당한다.

BNK캐피탈은 지난해부터 영업 포트폴리오를 리테일 중심으로 재편하며 대형 부실의 위험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말 2조3076억원이었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말 1조9863억원으로 13.9% 감소했다.

부동산PF 대출 역시 1조6810억원에서 1조3601억원으로 19.1% 줄어들었다. 전체 자산에서 기업대출과 부동산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53%, 14.7%로 각각 2022년말 대비 4.76%포인트, 4.45%포인트씩 축소됐다.

대신 자동차금융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보완했다. 자동차금융 자산은 2022년말 2조8015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3조2486억원으로 16% 증가했고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개인대출)도 2조5389억원에서 2조8793억원으로 13.4% 늘어났다.

부동산PF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총량을 줄이며 대형 부실의 위험은 줄였지만 전체적인 여신의 질은 악화됐다. 리테일 영업의 한축을 담당했던 개인대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고금리 장기화로 급격히 나빠지는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BNK캐피탈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2.6%에서 올해 1분기말 3.2%로 0.6%포인트 상승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6.4%에서 7.7%로 1.3%포인트 높아졌다. 개인대출 자산이 지난해말 대비 1.9%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연체율 상승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수의문' 이하 여신 비중만 1.32%…회수 통한 관리 쉽지 않아

회수를 통한 건전성 관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체 기간이 높은 악성 채권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말 기준 BNK캐피탈의 연체율 산정 총 채권은 8조6514억원으로 이중 6개월 이상 연체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0.44%로 집계됐다. 지난해말(0.32%) 대비 비중이 0.12%포인트 확대됐다. 3~6개월 연체 채권의 비중 역시 0.49%에서 0.68%로 0.19%포인트 늘어났다. 3개월 이상 장기 연체 채권의 비중은 0.81%에서 1.11%로 0.3%포인트 확대됐다.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회수의문 단계 채권도 582억원에서 859억원으로 47.7% 증가했다. 추정손실 채권 역시 222억원에서 284억원으로 28.1% 늘어났다. 고정 단계 여신을 뺀 회수의문 이하 여신의 비중만해도 1.32%로 지난해말(0.93%) 대비 0.39%포인트 높아졌다.

자산건전성분류에 따른 위험도를 반영한 '손실위험도가중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말 0.85%에서 1.19%로 0.34%포인트 상승했다. 악성 채권이 늘어난 만큼 부실 채권 상·매각 등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한 조치가 일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잠재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충당금 전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말 기준 BNK캐피탈의 충당금 실적립액은 2223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1677억원) 대비 비중은 132.6%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180.32%에서 47.7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677억원에서 3개월만에 42.2% 늘어난 반면 충당금은 2126억원에서 4.6%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규 충당금 전입액 규모 자체가 지난해 1분기 338억원에서 238억원으로 2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