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올해 두 번째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진은 BBB급 하이일드 채권 대표주자로 인기가 많은 종목 중 하나다.
다만 첫 번째 발행과 비교했을 때 금리 수준이 다소 높아졌다. 연초 대비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이미 한진의 경우 동일 등급 대비 크레딧 스프레드(가산금리)가 대폭 축소되어 있는만큼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의 자금이 선제적으로 집행된만큼 수요도 예전만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 '1400억' 증액 원했던 한진, 1070억 발행으로 만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 한진은 117회차 공모채를 발행했다. 1.5년물 370억원, 2년물 700억원 규모로 총 1070억원였고 확정금리는 4.072%, 4.281%였다. 각각 개별민평금리의 파(Par, 0bp), 마이너스(-) 3bp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한진은 지난 12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1.5년물 380억원 모집에 420억원, 2년물 320억원 모집에 800억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전체 경쟁률로 보면 1.74대 1로 집계됐다. 스프레드는 각각 0bp, -18bp 수준에서 모집액이 찼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총 14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가 들어오면서 한진은 원하는 수준만큼 증액을 하진 못했다. 또한 올해 4월 진행한 수요예측에 비해서도 인기가 잠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4월에는 1.5년물 200억원, 2년물 300억원 모집에 각각 620억원, 10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체 경쟁률은 3.36대 1이었다.
당시엔 모인 자금도 많았지만 금리가 초강세였다. 1.5년물은 -150bp, 2년물은 -99bp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각각 270억원, 400억원으로 증액발행하고서도 확정 가산금리는 -145bp, -99bp였다. 발행금리는 3.42%, 4.064%였다. 결과적으로 4월 발행에 비해 7월 발행 금리가 높아진 것이다.
◇ 이미 축소된 한진 스프레드, 시장 하락 반영은 어려워 이번 한진의 발행금리 상승은 전반적인 시장 흐름과는 다르다. 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진의 신용등급은 BBB+다. 국고채 2년물과 BBB+간 스프레드는 연초 409bp 수준에서 최근 339bp까지 좁혀졌다. A-등급 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170bp에서 121bp로 떨어졌다.
한진의 경우 애당초 개별민평금리가 동일 등급 안에서도 낮게 형성돼있는만큼 추가 하락 여지가 크지 않았다는 평이다. 모집 당시 BBB+ 등급민평금리의 국고 대비 스프레드가 1.5년물 281bp, 2년물 340bp 수준이었다면 한진은 88bp, 117bp 선이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수요예측에서 워낙 강하게 금리가 형성되면서 개별민평금리가 낮아졌고 추가 하락 여지가 줄었다"며 "현재 스프레드만 놓고 보면 A- 등급에 준하는 수준에 붙어있는만큼 시장에서는 등급 대비 과도하다는 시각이 있어서 이번 수요예측에서 입찰 경쟁률도 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한진이 금리메리트가 크지 않은 데다가 주요 수요처인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의 집행자금이 소진된 이슈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공모 기준)의 경우 BBB+ 등급 이하 회사채 45% 이상을 편입하고 국내 채권에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공모 하이일드 펀드 설정규모는 1조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4860억원에서 반년간 6000억원 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 BBB등급의 인기에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영향이 컸다. 다만 이미 채권 편입이 활발하게 이뤄진만큼 한진을 더 비싼 가격에 담을 수요가 직전 발행 대비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