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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 분주' 한진그룹, 공모채 쏟아진다

㈜한진·대한항공 하반기 추가 발행 예정…대규모 자금 소요에 '선제적' 조달 추진

권순철 기자  2024-05-28 15:12:50
연초 공모 회사채 시장에 한 차례 출현했던 한진 그룹이 하반기에도 발행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과 대한항공의 경우 상반기 발행을 끝마친 상태지만 여전히 공모채를 통한 조달 수요가 감지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더불어 향후 예고된 대규모 투자 사업이 많아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 수급도 우호적인 만큼 가능할 때 필요한 자금을 미리 조달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한진칼은 발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진·대한항공 '2차전' 준비…한진칼은 '고심'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 그룹은 하반기 공모채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기준 그룹 계열사들이 한 차례씩 발행을 이미 마무리한 상태지만 추가 조달 니즈가 식별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후문이다.

한진 그룹이 추가 조달 계획에 나서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룹은 공모채로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해온 대표적인 정기 이슈어다. '빅이슈어'인 대한항공을 필두로 ㈜한진, 한진칼은 한 해에 2~3회에 걸쳐 공모채를 발행한 곳들이다. 지난해에도 대한항공과 ㈜한진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시장에 나와 6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올해 4월까지 한진 그룹은 지난해 모았던 자금에 육박하는 규모(5670억원)를 공모채로 끌어들였지만 여전히 조달 니즈가 확인된다. 먼저 지난해 1년 만기 회사채를 주로 발행했던 ㈜한진은 오는 6월부터 줄줄이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이로 미루어보았을 때 차환을 위한 발행이 유력해 보인다. ㈜한진은 하반기 2330억원의 회사채 만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312억원임을 고려할 때 차환 발행 니즈를 충분히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한항공도 하반기 재등판이 유력하다. 대한항공은 오는 9월 72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한편 상반기 사모채로 충분한 자금을 끌어왔던 한진칼은 추가 발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더벨플러스

◇대규모 자금 소요·시장 수급 호조에…'선제적' 자금 조달 러시

최근 몇 년간 한진 그룹이 공모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 추세였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진 그룹은 2021년 기준 1조2440억원을 공모채로 조달한 이래 매년 발행 규모를 축소해왔다. 2년 전 금리 인상 여파로 금융비용이 급등하면서 발행 규모를 늘리는 데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한진 그룹이 감당해야 했던 금융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대한항공의 금융비용은 5906억원으로 2021년(4380억원) 대비 35% 불어났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정기 평정 당시 한진의 현금창출력 대비 금융비용 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크레딧물 금리가 떨어지고 회사채 수급이 호조세를 띄면서 공모채 조달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진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포함해 향후 예고된 사업 프로젝트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이에 시장 환경이 그룹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점을 활용해 선제적인 조달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의 막전막후를 대비하기 위한 자금 모니터링에 착수 중이다. 오는 12월 계약 잔금 80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한편, 인수 후 재무 비율의 악화로 인해 공모채 조달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한신평은 재무 안정성이 열위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시 대한항공의 차입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밖의 대규모 투자 지출을 위한 조달 역시 그룹이 감당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있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부근 신규 설비 신설 등에 약 7861억원의 추가 지출도 집행할 예정이다. 한진 역시 물류 플랫폼 구축 및 거점 확보 등을 위해 올해에만 약 1125억원의 투자를 앞두고 있다. 2026년까지 예상 투자 총액은 4333억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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