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가 캐시카우인 태양광 폴리실리콘 부문의 부진에도 증권가 추정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사업회사 OCI의 연결편입 효과와 환율 상승, 다른 계열사들의 고른 선전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OCI홀딩스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이 오는 2분기부터 실적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올 1분기에 매출 8650억원, 영업이익은 995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34%, 52.8%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 6516억원, 영업이익 913억원이었다. 매출의 경우 투자업계 전망치보다 30% 높았다.
핵심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법인 OCIM의 매출이 줄었음에도 OCI홀딩스 전체 매출이 증가한 건 사업회사 OCI의 연결 편입 덕분이었다. OCI홀딩스는 지난 1월 말 현물출자를 통해 OCI 지분율을 33.25%에서 44.78%로 끌어올렸다. 이후 OCI의 지위가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바뀌었고 OCI의 지난 2~3월 실적이 이번 OCI홀딩스 실적이 포함됐다.
OCI홀딩스의 당기순이익은 1920억원으로 전분기(-67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는데 이 또한 OCI 연결편입 이후 공정가치 조정으로 724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었다. 이는 강달러로 인한 외화 환산 이익 199억원 등과 함께 영업외손익으로 잡혔다.
OCIM은 주춤했지만 OCI엔터프라이즈, OCISE, DCRE 등 다른 계열사들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전체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탰다.
OCI엔터프라이즈는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사다. 올 1분기 매출은 532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OCISE는 새만금열병발전소를 운영하는 계열사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판매량 증가와 평균 단가 상승 효과 등으로 모두 전분기에 이어 실적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OCIM의 경우 정기 보수 영향으로 작년 12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설비 가동률이 70% 낮아지면서 생산량과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OCIM의 생산설비 평균 가동률은 95%였다. OCIM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12억원, 3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9%, 47.2% 줄었다. OCI홀딩스는 2분기에 OCIM의 설비 가동률이 90% 이상으로 올라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 성과 지표가 되는 평균판매단가(ASP)는 비중국산 제품 기준 20.1달러(지난 24일 기준)로 중국산 폴리실리콘 ASP(6.6달러) 대비 300% 이상 높았다.
OCI홀딩스이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이제영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중국 폴리실리콘 가격은 글로벌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으로, 중국 폴리실리콘 가격과의 격차는 오히려 더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OCI홀딩스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프리미엄 '록인 효과'를 위해 장기공급계약 대상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지난 3월 글로벌 태양광 전문기업 트리나솔라와 9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맺었다.
OCI홀딩스는 이날 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 계획 진행 상황도 공유했다. OCI홀딩스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오는 9월 30일까지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향후 소각에도 나설 예정이다. 위탁기관인 KB증권을 통해 매입된 자기주식은 현재까지 약 200억~25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