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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태양광 파이낸스 분석

'절벽' 마주한 탑선, 돌파구는

작년 100억 순손실 이어 1분기도 46억 손실, 모듈 매출 90% 하락

박기수 기자  2024-07-01 15:50:19

편집자주

'대박'이 났다고 하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적자에 몸부림치는 널뛰기 산업, 태양광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관련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했지만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흥함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시장을 점령한 중국의 개입과 중국을 제어하는 미국·유럽 등 메인 시장의 동향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밀물과 썰물을 경험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등 각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사정도 모두 다르다. 2020년 전후로 '고사'를 경험한 국내 태양광 업계에 꿋꿋이 생존 중인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를 THE CFO가 분석했다.
코넥스(KONEX) 소속 태양광 기업 탑선이 모듈 시장 악화로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태양광 전지를 원료로 구매해 모듈을 제조해 파는 모듈 제품의 경우 2022년 대비 작년 매출이 무려 90%가량 감소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탑선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과 순손익으로 각각 307억원, -46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익의 경우 작년 연간 -101억원의 손실을 낸 후 연속 순손실이다.

탑선은 태양광 발전 사업 개발부터 모듈 제조와 판매, 발전소 시공, 운영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태양광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변환 효율 21% 이상인 660WP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해 연간 200MW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M12 대면적 태양광 셀을 이용한 양산 설비를 도입해 생산 중에 있다. M12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태양광 셀 중 가장 넓은 면적으로 M10에 비해 발전 효율이 높다.

2022년까지 연결 영업이익 227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던 탑선은 작년 태양광 모듈 시장 위축 여파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작년 탑선의 연결 매출은 895억원으로 2022년(1164억원)에 비해 23% 감소했다. 연결 공사 수익의 경우 2022년 538억원에서 작년 383억원으로 약 29% 감소했다.

탑선의 연결 매출을 이루는 주된 사업 중 하나인 태양광 모듈 제조 매출의 타격이 가장 컸다. 작년 탑선의 제품 매출액은 약 19억원으로 2022년 174억원 대비 89% 감소했다. 2021년 매출인 296억원과 비교하면 약 94% 감소했다.



모듈 매출 감소로 매출총이익이 2022년 148억원에서 작년 136억원으로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어 그 여파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순손실 발생으로 탑선의 재무구조는 2022년 말 대비 작년 말 악화했다. 탑선의 2022년 말 연결 부채비율은 278.7%이었으나 작년 말에는 360.1%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376.6%로 추가 상승했다.

탑선의 작년 말 총차입금 1759억원 중 약 799억원은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전환사채(CB)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6월 탑선이 발행한 CB와 더불어 기존 주주들의 구주를 인수해 현재 탑선의 2대 주주다. 최대 주주는 탑선의 창업주인 윤정택 대표이사다.

만약 SK에코플랜트가 CB 전량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1대 주주는 윤 대표이사에서 SK에코플랜트로 변경된다. 또 부채가 자본으로 환입됨에 따라 부채비율도 100%대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전환가액(18000원) 대비 현재 주가(10000원)가 낮아 당분간 전환권이 행사될 여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탑선은 글로벌에서 반등의 물꼬를 트려 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탑선은 영국 현지 신재생에너지 기업과 ESS 및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을 위한 공통 투자 및 직접 EPC 수행 관련 전략적 협약 등을 체결했다. 영국 현지 기업은 독자적으로 2.5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을 운용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톱 티어로 꼽히는 회사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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