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SK에코플랜트

언제든 대주주 오를 수 있는 태양광 솔루션 '탑선'

①871억 규모 3회차 CB 보유해 실질 지배력 행사, 17% 프리미엄 부여

김형락 기자  2023-09-04 16:45:19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SK에코플랜트가 태양광 통합 솔루션 기업 '탑선'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에너지사업 부문에서 태양광 밸류 체인(가치 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한 기업이다.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뒀다. SK에코플랜트에서 재무 경력을 쌓은 인물을 탑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보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월 관계기업이었던 탑선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1195억원을 투입해 탑선 보통주 지분 18.77%(173만4427주)와 CB를 취득했다. 지난 4월에는 SK에코플랜트가 보유 중인 11억원 규모 탑선 2회차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보통주 지분이 19.69%(184만427주)로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잠재적 의결권을 고려해 탑선에 실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K에코플랜트는 탑선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CB를 보유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6월 871억원 규모 탑선 3회차 CB를 단독으로 투자했다.


SK에코플랜트는 탑선 3회차 CB 전환가격에 프리미엄을 얹어줬다. 탑선은 코넥스 상장사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3회차 CB 전환가격 기준가액은 1만7119.44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기준가격보다 17% 높은 2만원을 전환가격으로 정했다.

SK에코플랜트가 탑선 3회차 CB를 모두 주식으로 바꾸면 보통주 435만7179주를 손에 넣는다. 탑선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윤정택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보통주 253만712주)보다 많은 물량이다. 3회차 CB 전환 청구 기간은 지난 6월 29일부터 2026년 5월까지다. SK에코플랜트는 3회차 CB에서는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탑선은 3회차 CB 발행대금 전액을 운영자금으로 배정했다. 사업개발비, 사업용 토지 구입비, 설비투자비, 원부자재비, 외주비, 인건비, 마케팅비 등으로 집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에너지사업 부문 다각화 일환으로 탑선에 투자했다. 빠른 속도로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였다. 탑선은 사업 개발부터 발전소 건설·운영, 모듈 제조 등 전 분야에 걸쳐 밸류 체인을 확보한 태양광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해 탑선 자산총계는 3291억원(연결 기준, 이하 동일) 규모다. 지난해 매출액은 1164억원, 영업이익은 227억원이다. 사업 부문은 △태양광 모듈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제조 부문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공사 부문 △SPC 등 관리 대행 업무를 제공하는 관리 부문 등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탑선에 재무 라인을 배치해 결합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신 SK에코플랜트 에코 하이테크(Eco hi-tech)지원팀 프로를 탑선 CFO(상무)로 기용했다. SK에코플랜트에서 30년 가까이 재무 관련 업무를 수행한 인물이다.

김 상무는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시절 회계팀 과장(1993~2005년), KPOC 부장(2005~2009년), 경영분석팀장(2009~2014년), 인도(India) CFO(2014~2016년), 운영예산팀장(2017~2019년) 등을 지냈다. 탑선 최고경영자(CEO)는 윤 창업주다.

지난달 공동 수주 성과도 냈다. SK에코플랜트와 탑선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PIS펀드(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 펀드), 현대건설과 함께 미국 텍사스 콘초(Concho) 태양광 프로젝트 펀드 투자 계약과 사업권 인수 계약(MIPA)을 체결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콘초 카운티(Concho County) 지역에 459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해 전력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미국 텍사스 태양광 발전소 개발사업 사업비는 총 6000억원 규모다. SK에코플랜트는 EPC(설계·조달·시공) 독점권을 확보하고, 태양광 프로젝트 지분 투자에도 참여한다. 탑선은 현대건설과 함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