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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2024년 지주사 LS 주가의 흐름을 살피면 '날개를 달았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9만원 안팎에서 등락했지만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5월 20일에는 종가 18만7500원에 도달했는데요, 올 초(1월 2일) 9만1600원과 견줘보면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증시에 입성한 이래 최고 수준의 주가를 시현했는데요. 시가총액 변화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1월 초 2조9495억원이던 시총은 지난달에 6조원대로 증가했습니다. 2019년 1월 당시 시총이 1조5000억원대였으니 5년 만에 4배나 불어났네요.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층 뜨겁습니다. 올 1~5월 LS 종목의 거래량은 4468만1821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1930만9041주와 견줘보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거래대금 역시 1조5609억원에서 12조7628억원으로 8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LS는 2008년에 LS전선이 분할하면서 출범했습니다. 당시 존속법인은 LS로, 신설법인은 LS전선 사명을 달았죠. LS가 주식을 소유한 계열사 면면을 살피면 변압기 생산에 특화된 코스피 기업 LS일렉트릭(지분율 47.5%)을 비롯해 전력케이블 제조사 LS전선(92.1%), 비철금속 제련에 잔뼈가 굵은 LS MnM(100%) 등이 존재합니다.
LS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건 전선, 일렉트릭 등 주요 계열사들이 전력시장 팽창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노후 전력망을 교체하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해상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도 잇따르는 상황입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며 전력 사용량이 많은 데이터센터 건설도 활발해졌지요.
구리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대목도 LS 주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구리는 전선을 만들 때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인데요. 영국 런던 비철금속 거래소(LME) 통계에 따르면 2019년 6월 톤당 5800달러에 그쳤으나 2022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대두되면서 가격이 1만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달 12일 기준 구리 시세는 9697달러에 형성돼 있네요.
사업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덕분에 LS그룹 계열사들은 눈부신 실적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LS전선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8년 4조원대에서 2023년 6조원대로 5년새 1.5배 가까이 많아졌습니다. 1102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도 2배 넘게 늘어난 23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LS일렉트릭도 매출이 2018년 2조4849억원에서 지난해 4조2305억원으로 70.2%(1조7456억원) 불어났습니다. 영업이익은 5년 전 1844억원보다 57.4%(1059억원) 급증한 2903억원을 시현했죠. 전기동, 금·은 외에도 황산니켈, 전구체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까지 만드는 LS MnM 역시 5년새 매출이 7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확대됐습니다.
◇Market View 시장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LS 주가에 우호적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5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증권사에서 펴낸 리서치 보고서 10건을 살펴봤는데요, 모든 애널리스트가 매수를 권고하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목표가는 18만원부터 21만원까지 분포돼 있네요.
목표가를 21만원으로 제시한 신한투자증권 박광래·한승훈 연구원은 LS를 '전기화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주요 자회사들의 사업은 대부분 성숙기에 진입했다"며 "전력 인프라를 둘러싼 수요 증가로 LS전선을 포함한 주요 자회사들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적정주가를 15만원에서 19만원으로 올린 메리츠증권 장재혁 연구원은 "상반기 안에 북미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 계획이 구체화되는 모멘텀이 남아 있고, 구리 가격 또한 전고점 돌파가 예상된다"며 "LS전선의 지분가치 재평가에 따른 지주사 LS의 기업가치 개선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Keyman & Comments LS의 주가 향방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서가 자금·IR팀입니다. 조달, 환율·금리 변동에 따른 유동성 위험 관리, 투자자·애널리스트 소통 등 폭넓은 업무를 관장합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태호 이사가 이끄는 재경부문에 편제돼 있습니다.
이태호 CFO는 1974년생으로 2003년 LS전선에 입사하면서 그룹과 연을 맺었습니다. LS전선 재경부문 팀장, 자금·IR부문장 등을 역임한 뒤 2022년 LS 신성장추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으며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말 정기인사를 계기로 LS 재경부문장(CFO)으로 부임했습니다.
이 CFO와의 연락을 모색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접촉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재경부문 산하 자금·IR팀과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자금·IR팀 관계자는 "최근 구리 가격이 톤당 1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북미 시장의 전력선 교체, 신재생에너지 관련 수요도 증가하면서 기관투자자, 특히 외국인들의 기대감이 커졌다"고 근래 주가 우상향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LS 주가의 적정선을 묻는 질문에 자금·IR팀 관계자는 "회사에서 설정한 적정 목표 주가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의 관점에서 보자면 올 초 주가가 8만~9만원에 형성됐던 건 심각한 저평가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가 우상향을 긍정적으로 인식했습니다.
주가 상승을 촉진할 복안으로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조치가 거론되는데요. LS는 LG전선 시절이던 1994년부터 2024년까지 30년 연속으로 배당을 집행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재원 439억원을 투입해 주당 1600원씩 결산배당을 나눠줬죠.
특히 지난해 6월에는 2023~2025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했는데요. 직전 연도 주당배당금보다 점진적으로 우상향하는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아울러 코스피 시장 평균 시가배당률을 고려해 배당금을 결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다만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에 대해서는 정해진 방침이 없습니다.
LS는 새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하는데 신중한 입장입니다. 자금·IR팀 관계자는 "아직 정부에서 기업들의 주주환원에 대한 지원 대책을 최종적으로 수립하지 않은 만큼 회사에서 먼저 방침을 알리기에는 부담이 있다"며 "정부 지원책이 확정되면 회사 내부적으로 (주주환원계획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