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네트웍스는 목재펠릿 제조사업의 성장성에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오프테이크(장기구매) 계약을 따낸 데 이어 목재펠릿 제조업체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매입한 점에서 잘 드러난다.
목재펠릿 제조업체는 지난해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콜옵션을 보유한 LS네트웍스는 현재 기업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넉넉하지 않은 LS네트웍스 현금 사정은 아쉬운 부분이다.
◇목재펠릿 오프테이크 계약 수주…유통사업 새먹거리 확보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3629억원)의 47.2%가 브랜드사업에서 발생했다. 자체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자회사를 통한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이 여기에 포함된다. 42.2%로 그 뒤를 잇는 것이 유통사업이다. 전력인프라, 산업기자재, 신재생에너지 등 자체 글로벌상사 사업과 자회사를 통한 토요타·렉서스 자동차 유통, BMW·KTM 모터사이클 유통, 자전거 유통 사업이 여기에 속해있다.
LS네트웍스가 유통사업에서 점찍은 새 먹거리가 목재펠릿 오프테이크 사업이다. 목재펠릿은 벌채부산물 등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분쇄·압축해 원통 형태로 생산한 고체 바이오연료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사업영역 확장을 꾀한 결과였다.
LS네트웍스가 목재펠릿 오프테이크 사업을 위해 손을 잡은 곳이 신영이앤피다. 신영이앤피는 충북 청주시 소재 산림바이오매스·목재펠릿 제조업체다. LS네트웍스는 2018년 11월 신영이앤피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신영이앤피 자회사 신영포르투가 목재펠릿 생산을 시작한 2020년 11월부터 공급이 본격화됐다.
LS네트웍스가 신영이앤피로부터 산림바이오매스를 매입해 신영포르투와 SY에너지(신영이앤피 관계사)에 공급하고, 신영포르투와 SY에너지에서 생산한 발전용 목재펠릿을 매입해 신영이앤피에 다시 공급하는 것이 계약의 구조다. 계약기간은 2028년 10월까지 8년간이다. 신영포르투로의 산림바이오메스 공급계약 총액은 73억원(456만톤)이며 신영이앤피로의 목재펠릿 공급계약 총액은 154억원(256만톤)이다.
◇지분 51% 콜옵션 160억에 매입…목재펠릿 제조 직접진출 염두 LS네트웍스는 신영포르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분 51%를 약정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경영권을 일시에 가져올 수 있는 셈이다. 현재는 지분은 없고 이사회 선임권은 있어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콜옵션은 애초 LS네트웍스가 보유하던 것이 아니다. 원래 소유주는 신영이앤피였다. 신영이앤피가 콜옵션을 손에 쥔 것은 2018년 11월 신영포르투가 7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재무적투자자(FI·키움고성바이오매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를 유치하면서부터로 파악된다.
FI가 보유한 RCPS는 신영포르투 보통주와 우선주 합산 지분율의 50%(우선주 140만주)에 이른다. 나머지는 신영이앤피가 21.4%(보통주 60만1주), 두제산업개발과 ㈜한화가 각각 14.3%(보통주 40만주)를 들고있다. FI로부터의 유치규모가 워낙 컸던 만큼 신영이앤피로서도 경영권 방어수단이 필요했던 셈이다.
LS네트웍스는 이 콜옵션을 2020년 7월 신영이앤피로부터 160억원에 사들인다. 그해 11월 신영포르투가 목재펠릿 생산을 시작하기 직전의 일이다. LS네트웍스는 단순히 오프테이크 계약을 넘어 목재펠릿 제조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직접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영업익 흑자지속에 기업가치 상승…LS네트웍스 아쉬운 현금상황 이 콜옵션의 행사 가능일은 RCPS 발행 4년 이후인 지난해 11월 이미 도래한 상태다. 하지만 LS네트웍스 측은 콜옵션 행사 여부에 대해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콜옵션의 행사기한은 2027년 5월까지다. 콜옵션 행사기한이 종료되자마자 FI의 RCPS 전환권 행사가 6개월 동안 가능해진다. 전환비율이 RCPS 1주당 보통주 1주이므로 전환권이 행사되면 FI가 신영포르투의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전환권 행사기간이 종료되는 2027년 11월부터는 상환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FI의 RCPS 전환권이나 상환권 행사보다 LS네트웍스의 경영권 지분 취득이 선행하는 셈이다.
콜옵션 행사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신영포르투의 기업가치는 콜옵션 행사가격을 웃돌고 있다. 콜옵션 행사시 LS네트웍스가 실제 신영포르투 기업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 LS네트웍스에 이 콜옵션에 따른 파생상품자산 87억원이 발생하고 있는 점으로 알 수 있다.
신영포르투 기업가치 상승은 실적 상승으로 가늠할 수 있다. 신영포르투의 영업이익은 2021년 56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지난해에도 5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2021년 7억원, 지난해 2억원으로 손실폭이 줄고있다.
아직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이자비용 때문이다. 신영포르투의 이자비용은 2021년 70억원, 지난해 72억원이었다. 신영포르투가 목재펠릿 생산설비 건설과 운영을 위해 장기차입금 성격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끌어쓴 탓이다. RCPS 투자자이기도 한 키움고성바이오매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의 후순위 대주 참여(450억원)를 포함해 총 PF 조달규모는 1250억원에 이른다.
다만 LS네트웍스 자금 사정도 당장 넉넉한 편은 아니다. 별도 기준으로 2021년(150억원)과 지난해(177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지만 올해 6월말 현금성자산은 183억원으로 많지 않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 여부는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할 계획"이라며 "행사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데다 신영포르투 기업가치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