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는 인수·합병(M&A) 뒤 출자와 대여를 병행해 메타버스·전기차 충전(EV-Charging)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키웠다. 시스템통합(SI)과 전산시스템 운영·관리(SM) 사업으로 창출한 현금을 신규 사업 육성에 투입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올 1분기 전기차 충전부문이 전사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전기차 충전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00억원이다. 같은 기간 △SI 부문 매출은 3% 줄어든 2078억원 △SM 부문 매출은 11% 늘어난 488억원이다. 전사은 매출은 2% 증가한 2765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충전부문 실적은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인 이브이시스가 책임진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2년 1월 690억원을 주고 이브이시스 경영권 지분(71.14%)을 인수했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브이시스는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납품하고 충전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다.
2022년에는 이브이시스에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했다. 이브이시스는 그해 2월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을 상대로 4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11만6788주)를 발행했다. 신규 공장 증설 등 투자와 전기차 충전소 운영사업 진출, 연구·개발(R&D), 신규 인력 확충 등을 위한 운영자금이 필요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이브이시스로 250억원을 출자했다. 이브이시스에 국내 충전기 운영사업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에 쓸 운영자금을 만들어 줬다. 두 차례 불균등 유상증자 뒤 롯데이노베이트가 보유한 이브이시스 지분은 57.68%로 바뀌었다. 1분기 말 이브이시스 자산총계는 1526억원, 부채비율은 119%다.
이브이시스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인수 당시 예측했던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2022년 빠른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완속 충전기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쳐 매출은 예측치(716억원)보다 32% 적은 489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초기 운영시장 진입에 따른 투자비 증가로 영업손실(28억원)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예측치와 실적 격차를 줄였다. 그 해 이브이시스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804억원이다. 전기차 침투율 감소 등으로 산업 성장율이 낮아져 M&A 후 차년도 예측치(945억원)에는 15% 미달했다. 다수 신규 사업자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영업손실(26억원)이 이어졌다.
이브이시스는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성 개선 전략을 가동한다. 완속에서 급속·초급속 충전기로 변화하는 시장 추세에 맞춰 급속 충전기 위주로 생산·운영 전략을 짰다. 지난 2월에는 충청북도 청주시에 2공장을 준공(200억원)해 연간 전기차 충전기 약 2만기 생산능력을 갖췄다. 점유율 1위인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인도네시아·태국 등에도 전기차 충전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SI 사업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120억원을 써서 메타버스 전문기업 칼리버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첫 해에 70억원, 지난해 25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올 1분기에는 단기대여금 10억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두 차례 증자를 거쳐 칼리버스는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 2020년 말 마이너스(-)19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지난 1분기 말 18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1분기 말 자산총계는 233억원, 부채비율은 24%다.
칼리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올 초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패션·쇼핑·엔터사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가상현실(VR) 콘텐츠 레퍼런스를 쌓아나가는 등 플랫폼을 론칭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칼리버스는 지난 1분기 매출 2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