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역량 지표 또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 등으로 번역되는 'BSM(Board Skills Matrix)'은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과 자질, 국적, 성별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도표다. 작성자는 기업으로 주주와 투자자는 BSM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BSM 공시 여부로 이사회의 투명성과 주주 친화성을, 그리고 BSM 내용(구성 항목 등)으로 이사회의 전문성과 방향을 읽어낼 수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BSM 공시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도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THE CFO가 각 기업의 BSM 공시 여부와 내용 등을 종합 분석해 본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사회에 필요한 역량 중 하나로 최고재무책임자(CFO) 경험을 명시하고 있다. 회계·재무·세무 역량과 함께 재무총괄자로서의 경험을 주요 역량으로 밝혔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단일 지주사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아래 계열사가 25개다. 이 중 상장사는 12곳이다. 코스피 상장사 9개, 코스닥 상장사 3개다. 여러 계열사를 지휘하고 있는 만큼 회계·재무·세무 뿐만 아니라 CFO로서의 역량도 중요시하는 모습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달 31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발간을 통해 이사회 소속 이사들의 역량 구성표(BSM: Board Skills Matrix)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해관계자들이 이사회 구성원 선임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BSM 지표는 기업마다 차이가 있는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를 △사내·사외이사가 보유한 6가지 전문성 △독립성 △최초선임일 △소속위원회 △출생 연도 △성별로 정리했다.
차별화 지점은 CFO 경험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사내·사외이사의 6개 전문성 중 하나로 회계·재무·세무(CFO)를 명시했다. 그 외 역량은 △경영·리더십 △리스크관리·ESG(환경·사회·지배구조) △ESG운영·전략 △법률·규제 △M&A·투자 등이다. 나머지 5가지 전문성은 다른 기업들도 통상적으로 포함하는 항목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대다수 주요 계열사 역시 BSM에 CFO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동일하게 회계·재무·세무 역량을 전문성 지표에 넣고 있다고 하더라도 CFO를 적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은 BSM을 6가지 전문성으로 정리하고 있다. △경영·리더십 △리스크관리·ESG △회계·재무·세무 △법률·규제 △유통·마케팅 △디지털·IT 등이다. 4가지 전문성이 현대지에프홀딩스와 같다. 다만 '회계·재무·세무' 전문성 옆에 CFO를 명시하지는 않고 있다. 회계에 관한 감사 및 재무 관리 전문성으로 이를 설명하는 점은 동일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CFO 경험을 보유한 이사는 장호진 사내이사다. 장 이사는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사장)이다. 이전에는 현대백화점 사장을 맡았으며 사장으로 영전하기 전에는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하며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 전에는 CFO 직책인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임경구 사외이사는 CFO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회계·세무에서 쌓은 전문성으로 회계·재무·세무(CFO) 역량 지표 보유자로 표시됐다. 행정고시 36기로 국세청 출신인 임 이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세무법인 케이파트너즈 대표세무사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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