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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헤지펀드엑스포넨셜자산운용

헌집 허물고 새집 짓기…엑스포넨셜 제2의 창업 한창

유증후 PBS 시딩 펀드 리뉴얼…AUM 100억부터 '호시우행'

이돈섭 기자  2024-05-30 06:30:48

편집자주

펀드 비즈니스가 핵심인 운용사 숫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400곳을 넘어섰다. 특히 종합자산운용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일반사모운용사들은 지금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가려져있다. 더벨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반사모 운용사들의 탄생 배경과 투자 전략, 운용인력들의 면면 등을 낱낱이 해부해본다.
인공지능(AI) 퀀트 투자를 기치로 출범한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이 제2의 창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김태선 대표를 새롭게 맞이한 것을 시작으로 하우스 리스크 관리 체계를 새롭게 개편하고 계열사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펀드 매니저들을 충원하며 기존의 부진을 털어내고 새로운 성과를 쌓아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우스 인력 구성과 상품 포트폴리오가 크게 바뀌면서 2017년 출범 이후 6년여간 쌓아온 트랙레코드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 한 해 펀드 매니저를 확충하고 투자금을 추가 유치하면서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포부도 세웠다.

변화의 성과는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엑스포넨셜운용이 새롭게 전면에 내세운 멀티전략 간판펀드 '엑스포넨셜 SQUARE 일반사모 1호'는 연초 이후 5개월 만에 1년 목표 수익률 10%를 이미 달성한 상태. 공격적인 포지션을 내세운 코스닥벤처 펀드 '엑스포넨셜 VENTURE PLUS 1호'도 올 초 이후 24%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학적 투자 지향, 정작 공모주 시장서 성장

엑스포넨셜운용은 '알집', '알약' 등을 운영하는 이스트소프트의 출자로 2017년 출범했다. 이스트소프트가 2020년 자회사 줌인터넷(현 이스트에이드)에 지분을 양도, 이스트소프트→이스트에이드→엑스포넨셜운용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이스트에이드는 사업보고서에서 "엑스포넨셜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투자를 추구한다"고 소개한다.

엑스포넨셜운용은 출범한 그해 말 일반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하고 이듬해 초 사모펀드 운용에 뛰어들었다. 엑스포넨셜운용은 당시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의 AI플러스랩(현 휴먼랩)과 서울대 학내 벤처기업이었던 아이트릭스와 협업해 AI 알고리즘을 개발, 이를 기반으로 펀드를 운용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면서 업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펀드 사업의 물꼬를 튼 첫 상품은 '엑스포넨셜A.I PLUS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였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장 국면을 분석하고 주식과 ETF, 선물 등 다양한 투자 자산을 검토해 투자를 집행, 시장 변화에 관계없이 연 5% 이상 수익률을 꾸준하게 내는 것이 운용 목표였다. 펀드 출시 당시 국내 기준금리는 1.5% 수준에 불과했다.

엑스포넨셜운용은 50억원을 펀딩해 운용을 시작했지만 해당 펀드를 선보인 그해에만 마이너스 16% 수익률을 기록, 투자금이 대거 이탈해 이듬해 펀드 규모가 2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1년 뒤 수익률을 플러스로 끌어올렸지만, 추가 투자를 더 이상 유치하지 못한 채 운용 개시 4년여 만인 2021년 11월 38% 수익률로 청산 절차를 밟았다.

기회를 찾은 곳은 공모주 시장이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의 증시 입성이 잇따르던 2021년 8월, 엑스포넨셜운용은 공모주 주력 펀드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AUM을 10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엑스포넨셜운용의 AUM 규모는 하우스 출범 후 2021년 7월까지 백억원 단위에 머물러 있었다.


◇실적 악화에 리더십도 흔들, 쪼그라든 AUM

엑스포넨셜운용이 출범 후 최대실적을 기록한 때도 2021년이었다. 엑스포넨셜운용은 2021년 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1년 전 순이익 7억원의 5배에 육박하는 돈을 벌었다. 공모주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코스닥벤처 펀드 등 IPO 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한 결과, 운용보수 수익 규모가 커졌고 고유재산 운용성과도 상당폭 개선됐다.

하지만 이듬해 단 하나의 펀드도 새롭게 출시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에 머무른 결과 2022년 말 AUM은 1년 전과 비교해 20% 이상 빠졌다. 같은 해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은 급전직하했다. 지난해 하반기 노란우산 공제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대표이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이마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운용사의 임원 교체는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엑스포넨셜운용 출범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6년 넘게 하우스를 이끌어왔던 김기태 전 대표가 하우스를 떠나자 노란우산 공제금 위탁운용사 계약이 무효로 돌아간 것은 물론, 기존 펀드들도 줄줄이 해지되면서 1000억원대 AUM은 8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하우스 성장 등에 회의적 의견을 갖고 사임 전에도 모회사에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다"며 "엑스포넨셜운용이 출범하면서 기치로 내걸었던 AI 알고리즘 투자라는 콘셉트가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았고, 하우스 운용성과 자체도 다른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정도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넨셜운용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은 김태선 전 하이자산운용 본부장이다. 과거 우리자산운용(현 키움투자자산운용)과 맥쿼리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하이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말 엑스포넨셜운용에 합류한 김 대표는 하우스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개편하고 매니저를 영입하는 등 돌파구 마련 작업에 한창이다.


◇리스크 관리에 매니저 교체, 펀드 성과 순항 중

엑스포넨셜운용은 지난해 말 이스트에이드를 대상으로 4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 새로운 리더십에 힘을 실어줬다. 엑스포넨셜운용은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엑스포넨셜 SQUARE 일반사모 1호'를 간판 상품으로 내세워 올 초 신한투자증권에서 50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곧이어 공모주 전략 펀드를 론칭해 리테일 자금 170억원을 펀딩했다.

김 대표 체제의 엑스포넨셜운용은 모회사 협력 등을 통해 국내외 시장을 분석하는 데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복수의 투자채널 콘텐츠를 AI 기술을 활용해 요약·정리함으로써 리서치 작업에 투입되는 자원을 줄이고 각종 시장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유망 섹터를 선정하고 모멘텀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펀드 성과도 순항 중이다. 엑스포넨셜 SQUARE 1호는 상장 주식과 선물, ETF 등을 활용해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이벤트드리븐과 스페셜 시츄에이션 전략 등을 가미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연 10% 이상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데, 연초 이후에만 10% 이상 수익률을 달성해 올해 목표치를 모두 달성한 상태다.

성장주 위주 코스닥 종목에 투자한 뒤 동시에 헤지를 실행해 변동성을 관리하는 '엑스포넨셜 VENTURE PLUS 일반사모 1'도 주력하는 상품 중 하나다. 2018년 4월 설정된 이 펀드는 현재 45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으며 현재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183.8%를 기록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 만족도를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엑스포넨셜운용의 펀드를 시장에 주로 유통한 판매사는 한양증권이었다. 전체 설정잔액에서 한양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 신한투자증권이 30%로 두 번째로 컸고 DB금융투자 22%, 유진투자증권 1% 등의 순이었다. 다만 하우스 체계를 개편하고 있는 중인만큼, 타사와의 협력관계 구축도 현재 활짝 열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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