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샘자산운용은 국내 1세대 메자닌 하우스 중 하나다. 동양증권 채권부 출신 김환균 의장이 90년대 말 세운 장생컨설팅이 모태로, 2010년대 KTB에 자문을 제공하며 메자닌 펀드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자문사, 운용사로 간판은 바꿔달았지만 여전히 채권과 메자닌 펀드가 하우스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 투자 선봉장에 섰다. 아샘자산운용의 영문 표기인 ASAM은 Asian Asset Management의 약자다. 김 의장이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금융투자회사 중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었다. 2010년대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메자닌 일드가 낮아지자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로 본격적인 진출을 꾀했다. 지금은 현지 아샘증권을 인수해 국내와 연계성을 크게 높였다.
◇메자닌으로 사세 키워, 2010년대 중후반 베트남 진출 아샘자산운용의 모태는 1996년 김환균 의장이 세운 금융부티크 장생컨설팅이다. 1961년생인 김 의장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했다. 영업부에서 경력을 시작했지만 채권에 관심이 컸던 그는 1990년 채권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국제영업부로 이동해 뉴욕 현지법인에서 일하며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채권 관련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키웠고, 1996년 독립해 장생컨설팅을 세웠다.
이후에는 1세대 메자닌 하우스로 사세를 키웠다. 장생컨설팅 시절부터 양질의 채권, 메자닌 상품을 투자자에게 소개하기로 유명했다. 2007년 투자자문사로 출범한 이후에도 메자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했다. 2010년을 전후해 KTB자산운용의 메자닌펀드에 자문을 제공하며 메자닌 펀드 열풍을 일으키는 데 한몫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자사의 이름을 건 ‘아샘 메자닌플러스’, ‘아샘 메자닌포커스’ 등 간판 메자닌 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해 외형을 키웠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에 눈을 돌렸다. 김 의장은 뉴욕에서 근무할 당시 글로벌 시장을 경험하면서 한국에서 벗어나 성장성이 큰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국내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국내에서의 투자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게 동남아시아, 그중에서도 베트남이었다. 태국 방콕에 투자자문사를 낸 데 이어 2018년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020년부터는 김환균 의장이 직접 베트남으로 넘어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아샘자산운용은 2020년 9월 베트남 SJC증권을 인수해 아샘증권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김 의장이 아샘증권 대표로 부임해 현지에서 채권 딜을 직접 소싱하고 있다. 아샘증권이 발행을 주관한 베트남 현지 우량 기업들의 채권을 국내 아샘자산운용이 펀드로 투자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김 의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국내 아샘자산운용은 조철희 전 대표가 맡았다. 2019년 부임 후 작년까지 약 3년간 아샘운용을 총괄했다. 조 전 대표는 2012년부터 약 7년간 유진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며 간판상품인 유진챔피언 등을 만든 인물이다. 김 의장과는 서강대 동문으로 인연이 닿아 아샘운용에 합류했다. 조 대표가 작년 사임하면서 손경수 전 대표가 올해 초까지 1년간 아샘운용을 이끌었다가 사임했다.
◇핵심 멤버 이탈에 타격… 김대환 대표 부임 후 하우스 리부팅 중 메자닌 하우스로 사세를 키웠지만, 베트남으로 확장하면서 부침도 있었다. 김 희장이 운용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베트남으로 넘어가면서 국내 메자닌 시장 공략에 다소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메자닌보다 공모주 펀드로 쏠린 시류도 작용했다. 아샘운용에서도 메자닌보다는 공모주 펀드 위주로 신규펀드가 많이 설정되면서 핵심 인력 이탈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박은정 채권운용팀 이사의 이탈이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이사는 김 의장과 설립부터 함께해 21년 넘게 아샘자산운용의 채권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한때 김 의장 다음으로 아샘운용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메테우스자산운용으로 이직하며 퇴사를 결정했다. 이어 올해 마케팅을 맡았던 안재광 상무까지 퇴사하면서 현재 원년 멤버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7월 김대환 대표가 부임하면서 하우스의 기반을 다시 닦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WM연금지원부문 대표를 지냈던 자산관리 분야 전문가다. KB국민은행 종합기획부, 하나은행을 거쳐 2000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직해 퇴직연금추진본부장, WM추진본부장 등을 맡았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당시 합병추진단장을 맡기도 했다. 김 의장과는 서강대학교 동문 출신으로 연이 닿아 아샘자산운용에 합류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부임 후 주식운용본부장과 채권운용본부장의 공석을 채웠다. 그간 아샘운용은 주식운용본부장을 공석으로 두고 있었으나 유상록 전 포티우스파트너스 이사를 선임했다. 유 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출신으로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와 NH아문디자산운용 등에 재직했다. 당시 대표작으로는 ‘100년기업그린코리아펀드’ 등 ESG펀드가 있다.
채권운용본부장으로는 김민정 전 브이아이운용 상무를 영입했다. 아샘운용의 채권운용은 그간 손경수 전 대표가 총괄해 왔으나 퇴임하면서 새 인물이 필요해졌다. 김 본부장은 브이아이자산운용에서 1조원대 채권펀드를 총괄했던 채권업계 베테랑으로 알려져 있다. KIS자산평가, 유안타증권,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재작년 브이아이운용에서 운용역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운용 규모(AUM)도 감소없이 유지되고 있다. 만기 도래 펀드들의 꾸준한 재설정이 이어지면서다. 김 의장을 통해 국내 메자닌, 베트남 펀드에 투자해 성과를 돌려받은 경험이 있는 오랜 투자자들이 꾸준히 자금을 재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아샘자산운용의 지난달 말 AUM은 약 2800억원으로 작년 말 2700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다.
◇'메자닌-베트남-공모주' 세 축…아샘증권과 연계 ‘강점’ 현재 아샘자산운용 라인업의 핵심축은 메자닌, 베트남, 공모주까지 총 3개다. 하우스를 키운 정체성인 메자닌 펀드와 시장 변화에 맞춰 규모를 키운 공모주 펀드,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베트남 펀드가 있다.
베트남 펀드의 경우 현재 6~7개에 달하는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먼저 설정된 ‘베트남메자닌포커스’부터 시작해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베트남 주식혼합’, 회사채에 투자하는 ‘베트남회사채’, ‘베트남멀티전략’, ‘베트남 메자닌채권혼합’ 등이 있다.
현지 아샘증권과의 연계가 아샘자산운용만의 강점이다. 베트남 채권시장은 표면이자율만 대부분 10%가 넘을 정도로 이율이 좋다. 하지만 채권 등급이 없어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준수한 기업을 골라내기가 어려웠다. 아샘자산운용은 아샘증권과 연계해 양질의 채권을 선별,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아샘증권에서 직접 주관해 발행한 채권을 직접 담기도 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덕분에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베트남시장에 진출해 2018년 처음 내놓았던 ‘베트남메자닌포커스1호’는 작년 200%에 달하는 수익률로 청산에 성공했다. 베트남 섬유의류 제조업체 TNG의 전환사채(CB) 투자분이 초과수익을 냈다. 2019년 두 번째로 출시한 2호 펀드 ‘베트남메자닌채권혼합1호’ 도 내년 5월 중 청산이 예정돼 있다. 해당 펀드는 베트남 중소형주택 중개(브로커리지)업체 닷싼그룹(Dat Xanh Group)이 발행한 CB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해 높은 차익이 기대된다.
기존 메자닌 펀드도 한 축이다. 아샘운용은 ‘아샘 메자닌플러스’, ‘아샘 글로벌메자닌포커스‘, ‘아샘 분리과세 하이일드메자닌플러스’까지 3~4개 정도의 메자닌 펀드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이중 대표펀드는 ‘아샘메자닌플러스’로 7년 넘게 운용중이다. 김민정 상무가 맡아 운용중인 해당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120.3%, 올해 연초후 수익률은 11.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도 꾸준히 신규펀드가 설정되는 분야다. 아샘자산운용은 기본 코스닥벤처 펀드를 비롯해 ‘아샘든든코스닥벤처’, ‘아샘 튼튼코스닥벤처’, ‘아샘코스닥벤처플러스’, ‘아샘 3년든든코스닥벤처’ 까지 총 4~5개의 코스닥벤처 펀드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대표 펀드인 아샘 튼튼코스닥벤처2호는 설정된 지 2년 6개월 지난 현재 누적 수익률이 32.6%를 기록했다. 연초후 수익률은 20.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