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국내 헤지펀드 가운데 독보적인 임팩트 투자 전문성을 지닌 곳으로 꼽힌다. 2003년 투자자문사로 출발한 이후 지난 2017년에는 임팩트 투자 철학을 사명에 담아 새출발하는 등 비상장주식과 상장주식 투자를 병행하는 헤지펀드 하우스로 분류된다.
상장주식 운용에 일가견이 있는 한성근 대표가 관련 펀드의 운용성과로 매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여러 트랙레코드를 구축해 기관투자자 및 리테일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인도 비상장주식 투자 접근성에 있어서도 국내 헤지펀드들보다 우위를 점한 상황이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하우스 정체성인 임팩트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상장주식과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하우스 임직원들이 자기자본을 투입한 펀드가 준수한 운용성과를 기록 중인 만큼 이를 토대로 기관투자자 및 리테일 자금을 추가 유지하는 선순환을 도모하고 있다.
◇20년 업력의 베테랑 헤지펀드 하우스, 임팩트 투자에 "꽂히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2003년 7월 출범한 투자자문사가 모태다. 이철영 회장(대표)과 김영수 사장이 리앤킴투자자문으로 함께 첫발을 뗐으나, 2006년 7월 김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직후 아크투자자문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2017년 4월에는 임팩트 투자에 천착해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이란 명칭으로 새출발에 나섰다.
임팩트 투자는 아크임팩트자산운용 전현직 임원들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영역이다. 종종 사회책임투자(SRI)와 혼용되기도 하지만 SRI 및 ESG투자는 각각의 지표가 높은 기업들을 선별하고 그 중 수익성이 낮은 기업을 배제하는 전략이다. 임팩트 투자는 지표가 아닌 기업 자체의 테마를 본다. 예컨대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에어비앤비나 개발도상국의 마이크로파이낸싱 등이 임팩트 투자의 대표적인 투자처다.
임팩트 투자철학은 이철영 회장의 '일회용 렌즈' 투자로부터 비롯됐다. 1983년 영한상사(현 바슈롬코리아)를 설립한 그는 세계 콘텍트렌즈 시장의 70%를 점유했던 바슈롬의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일회용 렌즈'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바슈롬의 점유율은 10% 아래로 떨어졌다. '혁신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이 회장의 지론도 이때 형성됐다.
2017년 4월 사명을 교체한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그해 12월 글로벌 임팩트 펀드를 신규 결성했다. 이철영 회장이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교수진, 글로벌 임팩트 투자 그룹인 '진(GIIN)'과 '토닉(Toniic)'의 추천을 받아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아래 구축된 17개의 테마도 투자 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이 회장은 2020년 들어 아크임팩트자산용의 운용·관리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9년 초 한성근 대표가 운용총괄로 하우스에 합류하는 한편, 2017년부터 함께한 임창규 전무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2019년 초 영입한 정제영 상무, 김정수 상무가 투자운용 업무를 든든히 맡아준 덕도 컸다. 네 사람 모두 지금까지 아크임팩트자산운용에 남아있다.
◇삼성 출신 신임대표 합류 하우스 재정비, 투자영역 다변화 순항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제2의 도약은 한성근 대표가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출신의 한 대표는 2009년부터 10년간 삼성밸류플러스 펀드, 연기금을 대상으로 한 조단위 중소형주 펀드 등을 운용했다. 이철영 회장과는 사위·장인 사이다.
2018년 말 900억원대였던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운용자산 총 설정액은 2019년 1177억원, 2020년 1676억원, 2021년 2381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말에는 2700억원 안팎 수준까지 확대됐다.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 투자자산군 확대, 임팩트투자 지속, Co-GP(공동운용) 투자조합 결성 등 다각도로 하우스를 재정비한 결과다.
2019년 이전의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일부 바이오 종목에 투자비중을 높이기도 했다. 당시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상장주식 펀드는 타사 상품 대비 분산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등 마치 임팩트 투자펀드처럼 운용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으나 삼성자산운용에서 역량을 쌓아온 한 대표는 이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2019년 초 합류한 한 대표는 주식운용팀을 새롭게 구성하는 한편 분산투자, 장기투자, 가치투자 등의 주식운용 원칙을 하우스 내부에 정립시켰다. 이러한 방침을 비교적 최근에 설정한 '아크임팩트멀티스트래티지일반사모투자신탁 제2호'(2018년 9월), '아크임팩트 공모주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1호'(2018년 10월) 등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변화는 빠르게 이뤄졌다. 코스피지수 7.7%, 코스닥지수 0.0%를 기록한 2019년 한 해동안 두 펀드는 각각 11.9%, 13.0%의 연수익률을 나타내면서 시장을 압도했다. 두 펀드는 최근에도 33.0%, 56.9%의 2023년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양호한 성과를 꾸준히 유지해 나가고 있다.
임팩트 투자펀드 위주의 비상장주식 투자영역도 한 대표 합류 이후 점차 확대됐다. 주로 국내에 국한됐던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비상장주식 투자는 2019년 말 인도판 우버라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올라(Ola) 투자펀드를 설정하면서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2018년 말 싱가포르 차량 공유기업인 그랩에 500억원을 투입한 직후 투자지역을 더욱 다변화한 셈이다.
이는 회사 투자철학인 임팩트 투자에도 부합하는 투자결정이었다. 예컨대 올라와 같은 공유차량서비스의 경우 차량 구매를 감소시켜 배기가스 배출 및 대기오염 정도를 축소시키기 때문에 임팩트 투자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본 셈이다. 현재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오피스 미디어 기업인 스페이스애드, 요양산업 고도화를 통해 노인복지 제고에 기여하는 케어링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주식 운용규모 확대 목표...국내외 비상장투자 지속 지난해 말 기준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운용자산(펀드, 투자조합) 수탁고는 약 2700억원 수준이다. 회사 임직원들이 고유재산을 투입해 책임운용 중인 국내 상장주식 펀드가 3분의 1, 국내 비상장주식 펀드(임팩트 투자 50%, Pre-IPO 50%)가 3분의 1, 인도·미국 등지의 해외 비상장주식 펀드가 3분의 1을 각각 차지한다.
그간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회사 정체성인 임팩트 투자와 한 대표가 강점을 지닌 상장주식 투자영역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상장주식펀드의 총설정액은 2021년 710억원, 2022년 798억원, 2023년 920억원 수준이다. 비록 확대 폭은 크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지난 5년간의 트랙레코드를 토대로 기관투자자 및 리테일 고객에게 투자전략을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강점을 지닌 상장주식 펀드가 회사 정체성인 임팩트 투자에 가려져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영향도 컸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그간 쌓아온 전문성을 토대로 한국성장금융, KB금융그룹 등 기관투자자들의 사회책임투자성 투자금을 따내고 있지만 상장주식 펀드는 이제 막 1000억원 규모를 달성한 상황이다.
분산투자, 장기투자, 가치투자 등의 운용원칙을 정립한 이후 성과 안정화에 성공한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올해 더 큰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상장주식 운용에 여유가 생긴지 3~4년가량 지났기 때문에 추가자금이 펀드에 유입돼도 운용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상장주식 펀드에 운용역들의 고유재산을 투입해 책임운용을 실시 중이다.
임팩트 투자, 인도펀드로 통합 분류되는 국내외 비상장 투자규모도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병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리젠트파트너스와 함께 '리젠트아크임팩트 사회투자펀드'의 공동위탁운용사(Co-GP) 지위를 따내는 등 임팩트투자 강점을 업계에 꾸준히 드러내는 분위기다.
인도 비상장주식 부문에서는 피투자기업 후보군의 밸류 타깃을 소폭 낮춰 검토대상을 늘린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인도펀드는 당초 현지 유니콘 기업에 대한 투자만 고려해왔는데, 지난해의 경우 디지오, 파이브라는 핀테크 회사에 투자를 집행하는 등 시가총액 1000억원 수준의 시리즈B 투자건도 집행하고 있다. 인도 현지인력을 보유한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전문성을 토대로 일부 리테일 점포에 관련 상품을 지속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