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적인 성장주 헤지펀드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힌다. 구조적으로 장기 성장할 수 있는 섹터를 엄선,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는데 특히 헬스케어와 IT 섹터에서 괄목할 만한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최근에는 주주행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행동주의 펀드에도 힘을 실어 자본시장 전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수천억원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세일즈 역량을 강화해 추가 펀딩이 일어날 경우 운용규모는 조 단위를 훌쩍 웃돌게 된다. 스타 애널리스트로 시장에 이름을 떨친 황호성 대표 주도 아래 비교적 수평적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 하우스 역량을 극대화한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바이오 스타 애널리스트 황호성 대표의 성장주 하우스 올해로 출범 15년째를 맞는 중견 헤지펀드 운용사 쿼드운용은 투자자문사로 시작했다. 쿼드투자자문은 과거 롱숏전략지수 ELB 운용을 통해 연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꾸준히 내면서 이름을 알렸고 운용규모를 단기간 내 조 단위로 불렸다. 그러다가 2014년 운용업 등록을 통해 전문사모 운용사로 전환, 지금의 회사 틀을 갖추게 됐다.
현재 쿼드운용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황호성 대표다. 황 대표는 지스타투자자문 시절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정우 전 대표와 함께 2014년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 올해로 10년째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 대표가 2021년 쿼드벤처스로 적을 옮기고 황 대표가 지분을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에 올라 현재까지 홀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와 코어베스트캐피탈 매니지먼트를 거쳐 2010년 자문사 시절의 쿼드에 합류한 황 대표는 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로 유명세를 탔다. 김 전 대표 주도의 롱숏 ELB 운용 과정에 참여해 위탁자산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황 대표는 운용 일선에선 한발 물러선 상황. 황 대표 뒤를 이어 하우스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은 한상균 부사장이다. 황 대표가 근무했던 코어베스트캐피탈에 황 대표 후임 매니저로 입사한 것이 황 대표와 인연으로 이어져 2015년 쿼드운용에 합류했다. 한 부사장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하우스 운용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에서 MBA 학위를 취득한 한 부사장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쳐 일본의 '조지 소로스'로 불리는 아베 슈헤이 스팍스그룹 회장과 함께 코스모자산운용(현 스팍스자산운용)에서 일하기도 했다. 합리적 투자와 성장주 하우스, 직원 간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헬스케어 투자 독보적, VC·롱숏 성과도 꾸준 쿼드운용은 헬스케어 기업 딜을 활발하게 발굴하는 하우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구조적 성장주에 투자한다는 원칙 아래 최근 수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온 헬스케어와 IT 섹터 내 투자를 확대해온 결과다. 쿼드운용 운용역 중 절반 이상이 박사 학위를 소유하는 등 이 분야 특화 이력을 갖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그간 쿼드운용이 투자해온 헬스케어 기업은 다양하다. 레고켐바이오를 비롯해 뉴라클사이언스, 네오이뮨텍, 알지노믹스, 이뮤노멧, 앱클론, 이연제약, 큐리옥스 등 국내 헬스케어 기업뿐 아니라 라쿠텐메디컬 등 해외 헬스케어 기업에도 투자했다. 쿼드운용은 싱가포르와 미국 등 해외 법인을 통해 현지 펀딩과 딜 소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2년 4월에는 VC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에는 펀드와 조합 등 다양한 비히클을 통해 벤처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노르웨이국부펀드에서 4000억원 상당의 일임 자금을 위탁받았는데, 그간의 종목선정과 운용성과, 운용철학 등이 현지 펀드 담당자들 호평을 이끌어냈다. 올해도 해외 기관 자금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우스 간판격이었던 롱숏펀드 라인업의 경우 최근 1년 단기 성과는 주춤했지만 장기적으론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쿼드 앱솔루트 롱숏 에쿼티 1호'의 경우 2018년 설정 이후 15일 현재 53%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운용 스킴을 변경한 '쿼드 Definition 3'의 같은 기간 성과도 52% 정도다.
쿼드운용의 자문랩인 국내 헬스케어 1호 랩어카운트는 한 달만에 9%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 청산키도 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쿼드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 수는 80개. 설정잔액은 4777억원이다. 4700억원에 육박하는 일임계약 자산(계약금액 기준)과 자문계약 자산 450억원 가량을 더하면 전체 운용규모는 1조원에 육박한다.
◇행동주의 라인업 확대, 자본시장 영향력도 '쑥'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기존 롱숏 펀드와 메자닌 펀드 등에 이어 펀드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점도 눈에 띈다. 쿼드운용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인 산업용 피팅 밸브 제조업체 하이록코리아를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전개, 정기주총에서 안건을 통과시키는데 실패했지만 이후 신임 상근감사의 자진사임을 이끌어내면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운용역을 추가 영입, 올 정기주총 시즌에도 주주활동을 전개할 전망이다.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올해 행동주의 펀드 동향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향후 행동주의 펀드 반경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2년 사이 기준금리 급상승으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자 헬스케어주를 포함한 성장주들이 일제히 맥을 못추면서 운용펀드 대부분의 성과가 삐끗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롱숏 펀드의 경우 작년 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일부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올 한해 쿼드운용 펀드 회복 추이에 투자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쿼드운용의 경우 성장주 하우스로의 위치 선정이 뚜렷하고 트랙레코드도 선명하다는 점이 타 운용사 대비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재무적으로도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9억원. 1년 전 같은 기간 23억원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쿼드운용은 2014년 운용사 전환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연간 적자를 기록한 적 없이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같은 시기 쿼드운용의 자산총계는 790억원. 이익잉여금만 740억원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