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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IPO

최대 실익 따져보니…'지주사·오너 현금 확보'

5년 평균 CAPEX 665억 불과, 투자수요 적은 사업 구조

박기수 기자  2024-05-10 16:47:05
LG CNS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IPO의 방식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LG CNS의 사업 구조상 투자에 따른 현금 수요가 많지 않은 구조라 IPO를 통해 모회사 LG가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최대 실익으로 거론된다.

◇최대주주는 LG, 49.95% 보유…구광모 회장도 1.12% 보유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해외 로드쇼를 진행하는 등 IPO 준비에 착수했다. LG CNS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 향방을 지켜보면서 IPO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

IPO를 실시하면 LG CNS 혹은 모회사 LG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을 동시에 할 경우 두 기업에 모두 현금이 유입된다.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을 동시에 했던 대표적인 LG그룹 IPO 케이스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2022년 초 IPO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신주 3400만주를 발행함과 동시에 모회사 LG화학은 보유지분 2억주(100%) 중 850만주를 구주로 내놨다. 총 4250만주를 공모한 결과 LG화학은 2조55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10조964억원의 현금을 쥐었다.

LG CNS의 최대주주는 LG로 지분 49.95%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구광모 회장이 1.1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0.84%,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0.28%,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지분 0.14%를 쥐고 있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52.32%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맥쿼리PE도 지분 35%를 들고 있다. 이 지분은 LG가 2019년 당시 맥쿼리PE에 매각한 지분이다. 매각은 당시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 차원에서 이뤄졌다.

IPO 이후에도 LG는 LG CNS의 지분 30%는 의무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요건이 보유지분 30%이다.

◇투자 그리 많지 않았던 CNS, 구주 매출에 무게

LG CNS는 현금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은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수치가 증명한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연간 평균 자본적지출(CAPEX)이 665억원에 불과하다. 작년에도 CAPEX로 지출한 현금이 562억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1436억원)의 절반도 안됐다.

CAPEX와 비교해 배당금의 규모가 상당하다. 특히 2022년과 작년에는 CAPEX보다 주주 배당액이 더 많았다. 각각 950억원, 1038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FI 유치 이후 배당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장 이후에는 FI들이 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당에 대한 압박도 적어질 수 있다.


LG CNS는 IPO 전인 현 시점에도 현금성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LG CNS의 연결 현금성자산은 6664억원이다. 기존의 CAPEX 흐름을 깨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해도 자체 보유 현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부채 조달 여력도 충분하다. 작년 말 기준 LG CNS는 569억원의 순현금 상태다. 부채비율도 116%로 새로운 사업을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금융권 차입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상태다.

신주 발행 대신 구주 매출에 힘을 싣을 경우 모회사 LG에 유입되는 현금이 많아진다. LG CNS와 달리 LG는 그룹의 최상위 회사로서 현금이 유출될 여지가 비교적 많다. 여기에 오너 개인들도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먼저 지주사의 재원이 든든하면 그룹 차원의 신사업 진출이 용이하다. 자회사가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에도 LG의 지분 희석에 대한 걱정 없이 자금 출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지주사 LG는 순수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사업에 필요한 현금 수요가 적지만 LG그룹 계열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여전히 투자재원이 조 단위로 필요한 배터리 사업 밸류체인을 비롯해 대규모 적자로 재무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도 있다.

그 외 지주사 자체의 배당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는 2021년 이후 매년 배당금으로 4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출하고 있다. 올 초에도 작년 실적에 기반해 4837억원의 배당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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