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의 자금소요가 사업확장, 운전자본 확대 등의 영향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아직까지는 조달 수단으로 회사채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들어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앞다퉈 회사채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색다른 행보다. 유상증자로 재무안정성을 강화한 가운데 한도대출까지 여유가 있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23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4월 회사채 시장에서 한화오션이 회사채 발행 니즈가 있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정작 한화오션은 회사채 발행에 뜻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한때 한화오션이 조달 니즈가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한화오션 측은 당장 회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 이유로는 한도대출의 여유분이 꼽힌다. 한화오션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쓰고 있는 한도대출은 한도까지 2조9000억원 정도 여유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현금사정도 넉넉한 편이다.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전년보다 68% 늘어난 1조9243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 규모는 17.8% 줄어든 2조265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은 늘고 총차입금은 줄면서 순차입금은 급격히 줄었다. 2022년 1조6043억원이던 순차입금 규모는 2023년 3416억원까지 축소됐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두번에 걸쳐 한화오션에 자금을 투입했다. 2023년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2조원을 납입했다. 11월에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4970억원을 수혈했다.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는 것은 다른 한화 계열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꾸준히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월11일 4000억원을 발행했다. 한화솔루션은 1월16일 3500억원, 한화에너지는 1월18일 1500억원, ㈜한화는 2월26일 250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2월28일 3000억원, 한화호텔앤리조트는 4월4일 800억원을 발행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한화그룹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5300억원이다. 한화그룹은 해당 순위에서 SK, LG, 롯데, KB금융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그룹별 회사채 발행 규모 순위에서 한화는 2020년 16위(1조1150억원), 2021년 15위(1조4000억원), 2022년 7위(2조1770억원), 2023년 8위(2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자금소요 확대 전망
한화오션은 수주잔고 확대, 선박인도 일정, 친환경 추진선 개발, 사업확장 등의 영향으로 향후 전반적 자금소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헤비테일 구조로 인해 향후 잔고 안정기로 가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잔고확충 초기 수주한 물량들에 대한 원가 투입이 증가하고 신규수주 규모도 안정화되면서 운전자본투자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비테일 지급방식은 조선사의 선박건조 후반기나 인도 시점에 선박대금이 몰리는 결제구조를 뜻한다.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자금소요도 예정됐다. 한화오션은 4월 초 한화그룹 내 플랜트, 풍력사업 양수계획을 내놨다. 양수대상은 ㈜한화가 영위하고 있는 플랜트사업과 풍력사업에 관련된 일체의 자산 및 부채, 계약·인허가 등이고 양수금액은 4025억원이다. 2024년 4월3일 한화오션과 ㈜한화는 이사회 승인과 함께 사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대금 납입은 7월1일 완료될 예정이다.
추가로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4월 초를 전후로 호주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에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오스탈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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