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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메가존클라우드에 투자한 KT, 연이은 장부상 손실 인식

관계기업 4곳 중 재무제표 가장 악영향…메가존 영업적자 타개 필요성 대두

김현정 기자  2024-04-22 14:51:38
KT가 메가존클라우드 지분 투자로 연이어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현재 손익 구조로는 여전히 KT의 순이익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KT로서 메가존클라우드의 영업적자 타개가 필수적이다. 메가존클라우드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려면 흑자 전환이 필요하고 이후 보유 지분가치 업그레이드와 회계상 손실 방어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2022년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뒤 이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분은 7%가량이지만 KT가 메가존클라우드의 재무 또는 영업정책에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메가존클라우드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적으로도 메가존클라우드와 끈끈하게 얽혀있다. KT의 대규모 투자 6개월 뒤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는 메가존클라우드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을 발행했다. 앞서 2019년엔 KT인베스트먼트가 메가존클라우드의 시리즈 A투자에 일정 규모로 참여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KT가 메가존클라우드 투자로 줄곧 회계상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KT가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4개의 피투자회사 가운데 KT 재무제표에 가장 악영향을 주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KT는 메가존클라우드 투자 당해연도인 2022년엔 메가존클라우드로부터 226억원 규모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메가존클라우드가 2022년 2462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KT는 또다른 관계회사인 케이뱅크와 HDC현대로보틱스로부터는 각각 290억원, 8억원 규모의 지분법 이익을 인식했다.

지난해엔 메가존클라우드로부터 46억원 규모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와 LS마린솔루션으로부터 지분법 이익 11억원과 3억원을, HDC현대로보틱스로부터 16억원 규모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메가존클라우드가 2022년 대규모의 순손실을 낸 이유는 거액의 파생상품평가손실 때문이었다. 2022년 회계처리 방식을 일반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꾸면서 과거 투자금을 2022년의 가치로 재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일회성비용보다 메가존클라우드 주력사업의 손익구조에 있다.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영업손실이 전년의 2배가량씩 커졌다. 매출총이익률은 2021년 말 10%에서 작년 말 6.7%로 지속적으로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2.3%에서 -4.8%로 하락했다. 손익 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메가존클라우드가 매출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영업비용이 더 큰 구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순손실과 나아가 투자회사들이 받는 재무적 손실을 끊어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메가존클라우드가 현재 상장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도 손익구조 개선은 더욱이 필요한 작업이다. 근래 ‘파두 사태’로 기술특례 상장의 신뢰도 하락이나 IPO를 앞둔 기업들의 매출 규모를 놓고 얘기가 많은 만큼 안정적인 흑자전환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IPO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업체이 수익성을 입증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지금이 메가존클라우드가 에쿼티 스토리를 뒷받침할 유의미한 실적을 낼 타이밍이라는 분석이다.

KT 입장에선 메가존클라우드 상장에 거는 기대감이 높기도 하다. 메가존클라우드가 좋은 성적으로 상장기업에 안착한다면 KT의 보유지분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KT는 2022년 2월 메가존클라우드에 자금을 투입한 지 6개월 만에 지분가치가 25%가량 뛰는 것을 확인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KT로부터 시리즈C-1차를 통해 1300억원을 투자받은 뒤, 같은 해 9월 MBK파트너스와 IMM PE 등을 대상으로 시리즈C-2차를 진행해 약 4500억원을 모집했다. 2021년 시리즈B 당시 6000억원이던 메가존클라우드의 기업가치는 KT 투자로 1조원 후반대를 인정받았고 시리즈C 2차 투자에서는 2조4000억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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