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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 '7조' 추산…IPO 전망은

CB 공정가치 대비 전환 주식 가치 '34배', 작년 일부 꺾인 실적은 걸림돌

박기수 기자  2024-04-17 14:16:16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스마일게이트RPG의 현재 기업가치는 얼마일까. IPO를 조건으로 한 투자자와의 전환사채(CB) 이슈가 일단 소멸하면서 시장은 스마일게이트RPG의 IPO 가능성에 대해 가늠하고 있다.

17일 THE CFO 취재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RPG의 기업가치는 약 7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7년 말 스마일게이트RPG가 발행했던 CB와 작년 말 기준 회사가 기록한 파생상품평가이익 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RPG의 유통 주식 수는 431만5118주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인수한 2017년 말 제1회 CB의 전환가액은 4만6350원, 유통 주식 수와 곱하면 2000억원이 나온다. 통상 주가보다 전환가액이 소폭 높지만 이 점을 차치하고 생각하면 CB 발행 당시 스마일게이트RPG의 기업가치(EV)는 약 2000억원이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라이노스자산운용이 보유한 CB의 공정가치는 약 15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CB가 만약 주식으로 전환됐을 때 주식 가치는 작년 스마일게이트RPG가 기록한 파생상품평가이익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값은 5416억원이다.

파생상품평가이익은 라이노스자산운용이 보유했던 CB의 전환권 행사 기간이 만료하면서 발생한 금액이다. 2022년 스마일게이트RPG는 IPO 준비 과정에서 회계 기준을 K-GAAP에서 K-IFRS로 변경했고, 회계 기준 변경에 따라 발행 CB의 전환권을 부채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라이노스 측이 전환권을 행사했을 경우 취득하는 주식 가치와 CB 가치와의 차액을 '평가손실'로 인식했다. 그러나 작년 말 전환권이 만료하면서 이 금액이 다시 한번 재평가되면서 평가이익으로 잡혔다.


158억원과 5416억원, 약 34배의 차이다. 이를 통해 CB 발행 당시 대비 현재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가 약 34배 성장했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2017년 말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2000억원)에 이 값을 곱하면 작년 말 기준 스마일게이트RPG의 기업가치는 6조8557억원이 나온다. 약 7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순자산가치 역시 2017년 말 대비 작년 말 크게 늘었다. 작년 스마일게이트RPG의 자본총계는 6247억원으로 2017년 말 258억원 대비 약 24배 늘었다. 여기에 수익가치를 더하면 평가이익으로 추산한 '34배'가 설득력이 없는 성장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파생상품평가손익 효과를 제외하면 스마일게이트RPG는 2022년까지 매년 성장해 왔다. 특히 대표작 '로스트아크'의 열풍이 불었던 2021년부터 회사의 매출과 이익은 폭발했다. 2020년과 2021년, 2022년 매출은 각각 835억원, 4898억원, 73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68억원→3055억원→3641억원으로 성장했다. 평가손익 효과를 제외하면 순이익도 84억원→2290억원→393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작년 매출과 수익성이 주춤했다. 작년 스마일게이트RPG의 매출은 5237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파생상품평가이익 효과 제외)은 각각 2690억원, 1132억원이다. 2021년부터 3개년 간 기록한 평균 순이익은 2451억원이다.

실적이 일부 꺾인 만큼 스마일게이트RPG가 IPO를 재추진할 지는 미지수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IPO 여부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다"라면서 "재무 현황과 경기 여건, 증권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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