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메가존클라우드가 지난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손실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2023년을 목표로 했던 흑자전환을 달성하진 못하면서 내부에서 전략 수정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과거 규모의 경제를 위해 매출 규모 늘리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비용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률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CPS로 전환, 적자 폭 축소 '절대적 요인' 메가존클라우드는 2022년 회계처리 방식을 일반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꾸면서 대량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인식했다. 2019년부터 자금조달을 위해 시리즈C 라운드까지 진행하는 동안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투자금을 끌어모았는데 2022년 회계기준을 변경하면서 RCPS를 모두 금융부채로 인식하게 됐다. RCPS는 K-GAAP에서는 자본이지만 K-IFRS에서는 기본적으로 부채로 분류된다.
2022년 당시 시리즈C로부터 들어온 투자금은 물론, 2019~2021년 시리즈 A, B 라운드 때 받았던 투자금까지 공정가치로 측정해야 하는 만큼 과거 투자금으로부터 파생상품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메가존클라우드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투자금 가치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2022년 관련 평가손 규모는 2053억원에 이르렀다. 2022년 전체 순손실 규모가 2462억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해당 파생상품평가손실의 영향이 대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RCPS를 그대로 뒀다면 해마다 공정가치평가를 해 부채를 늘리고 평가손실을 인식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메가존클라우드는 2022년 말 투자자들과 합의해 RCPS를 전환우선주(CPS)로 바꿨다. 기존 투자자들은 상환권을 포기하고,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된 전환우선주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후일 더 높은 가격으로의 투자금 회수를 기약하고 피투자회사의 부채비율, 손익구조 개선에 보탬이 되는 방식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CPS는 자본으로 인식된다. 당해연도 메가존클라우드의 자본금은 1억6000만원, 주식발행초과금은 1조1880억원 증가했다. 자본은 공정가치평가를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2023년에는 메가존클라우드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은 ‘0’이 됐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작년 순손실 규모는 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0억원 축소했는데 2022년 파생상품평가손실 규모를 감안한다면 RCPS의 CPS로의 변동이 지난해 적자폭 감소에 절대적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매출총이익↓, 영업손실↑...전략 수정 불가피, 외형불리기→내실다지기기 메가존클라우드는 최근 RFP를 배포하며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근래 ‘파두 사태’로 기술특례 상장의 신뢰도 하락이나 IPO를 앞둔 기업들의 매출 규모를 놓고 얘기가 많은 만큼 메가존클라우드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흑자전환에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파생상품 공정가치평가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진 이후에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자 자체도 문제지만 손익구조에는 더 큰 문제점이 있다. 매출총이익과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메가존클라우드는 매출총이익이 전년대비 24%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두배가량 커졌다.
매출원가 가운데 재료비가 전년 대비 증가했고 판관비 가운데서는 급여가 늘었다. 해당 증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비용 규모 자체가 매출 규모 대비 큰 편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6.7%, 영업이익률은 -4.8%에 불과하다. 해당 비율들은 최근 3년 지속적으로 고꾸라지고 있다. 손익 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메가존클라우드는 성장전략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간 메가존클라우드가 시장지배력을 확대했던 방식은 매출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마진 최소화를 감내하면서 매출을 불려왔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매출 규모 업계 1위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내실다지기에 돌입하기로 했다. 비용 감축과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신규사업 창출에 무게추를 옮긴다는 것이다. 기존 사업에 대한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상황도 함께 고려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가존클라우드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 폭이 커진 것은 선제적 개발 인력 확보 과정에서 원가성 노무비가 증가한 게 컸다”며 “과거 외형성장 기조에서 이제 이익을 내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비용효율화 작업과 이익 창출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