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2 PE 애뉴얼 리포트

우여곡절 속 가치 드러낸 IMM PE의 노련함

한샘·에이블씨앤씨 위기 대처 선방, 8000억 펀드레이징 'LP 신뢰' 확인

감병근 기자  2022-12-29 08:03:17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게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굴곡이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될 법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한샘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는 등 연초부터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쳤지만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가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도 맞았다.

5년여간 보유했던 화장품 전문기업 에이블씨엔씨를 매물로 내놓고, 한샘도 주가 하락을 상쇄할 대책을 인수금융 대주단에게 제시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IMM PE는 노련하게 위기에 대처했다. 이 과정에서 IMM PE를 향한 출자자(LP)들의 신뢰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조성에 나선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5호’도 80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무난히 마쳤다. IMM PE는 내년에도 펀딩을 이어가며 로즈골드 5호를 역대 최대인 2조6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사 포트폴리오 위기 극복, 숙련된 하우스 역량 두각

IMM PE는 올해 시장 상황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하우스로 꼽힌다. 에이블씨엔씨, 한샘 등 상장사 포트폴리오의 주가가 급락하며 지분을 담보로 실행된 인수금융 관련 재무약정을 지키기 위해 추가 조치를 실행해야 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9월 인수금융 대주단과 협의 끝에 매각을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하고 현재 여러 원매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단계다.

에이블씨엔씨 매각은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에이블씨엔씨가 집중했던 중저가 화장품 시장 자체가 사드(THAAD) 사태,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에이블씨엔씨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부분은 매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3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IMM PE가 올해 에이블씨엔씨의 미국, 일본 시장 확대와 디지털 전환 등에 집중한 부분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한샘 인수의 경우에도 올 한 해 우여곡절이 많았다. IMM PE는 롯데쇼핑과 함께 올해 초 1조4500억원을 투입해 한샘 경영권 지분 27.7%를 인수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는 IMM PE의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투자 가운데서도 최대규모다.

하지만 증시 침체로 올 연말 주가가 주당 인수가 22만1000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인수금융 담보인정비율(LTV)이 설정된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IMM PE는 이달 초 롯데쇼핑과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담보를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LP들은 IMM PE의 결정을 전반적으로 반겼다. 한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점에서 지분율을 늘려 두면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서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투자가 확정되면서 인수금융 대주단도 한샘 인수금융과 관련된 LTV 테스트를 2024년 상반기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IMM PE가 올해 위기를 노련하게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샘 추가 투자 과정에서 LP의 신뢰를 재확인한 부분이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IMM PE는 내년 초 산업가스 생산업체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 매각까지 추진하면서 LP 신뢰에 부응한다는 계획이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와 한샘을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는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3호와 4호에서 자금을 조달해 에어퍼스트를 2019년 인수했다. 현재 기업가치가 인수가인 1조4000억원의 3배까지도 거론되고 있어 매각이 성사되면 LP들은 투자금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즈골드 5호 8000억 1차 클로징, 역대 최대 규모 조성 목표

올해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펀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PEF 투심이 크게 위축된 탓이다.

하지만 IMM PE는 국내를 대표하는 하우스답게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5호의 투자금 모집이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로즈골드 5호는 이달 중순 8000억원 규모로 1차 결성을 마칠 수 있었다.

로즈골드 5호 펀드레이징은 올 초부터 본격화됐다. 작년말 로즈골드 4호를 대부분 소진하면서 새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EF 운용사는 기존 블라인드펀드 소진율이 80% 수준에 도달하면 새 펀드를 조성한다.

로즈골드 5호 출자자로는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산재보험기금 등 연기금·공제회와 함께 농협중앙회, 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금융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교직원공제회는 추가 출자약정(리업) 형태로 로즈골드 5호 출자를 확약했다. IMM PE 외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총 7000억원 규모의 출자대상으로 선정됐다. IMM PE는 이 중 2000억원 이상의 출자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IMM PE가 리업 대상이 된 다른 하우스들과 함께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MM PE는 내년에도 추가 LP 마케팅을 진행, 멀티 클로징 방식으로 로즈골드 5호 규모를 역대 최대인 2조6000억원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0년 최종 결성된 로즈골드 4호보다 7000억원 가량 펀드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올해 첫 투자처 '메가존클라우드', 첨단산업 투자 지속 확대

IMM PE는 올해도 성장성이 높은 첨단산업 분야의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클라우드 관련 산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올해 첫 투자처로 낙점한 곳도 클라우드 관리기업(Managed Service Procider, MSP) 메가존클라우드였다.

IMM PE는 올 2월 메가존클라우드가 진행한 시리즈C 라운드에 20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투자금은 로즈골드 4호 등을 통해 조달했다. IMM PE는 지난해 상반기 메가존클라우드가 시리즈B 라운드를 진행할 때부터 투자에 큰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MSP 분야에서 아시아 점유율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회의 등 새로운 근무형태가 자리 잡으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MM PE는 메가존클라우드에 이어 올 연말 KT클라우드 투자유치 경쟁에도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계열사인 IMM크레딧솔루션(ICS)이 투자 주체지만 IMM PE가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투자 재원을 일부 조달할 전망이다.

KT클라우드 투자 규모는 7000억원 가량이 거론되고 있다. ICS 외에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 콜버그래비스로버츠(KKR),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이르면 내년 초 나올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