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새회계기준(IFRS17) 도입에 힘입어 자본건전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보험이익이 증대되면서 대규모 이익잉여금 축적이 이뤄졌다. 또 지속적인 평가손실을 겪던 투자이익도 지난해 일부 회복되면서 전체적으로 자본력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최근 5년 한화생명의 자본총액은 외형적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2019년 말 12조58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2조5276억원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인다. 외생 변수가 크지 않았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힘입어 수치적으로 건전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큰 변화가 진행됐다. 2022년 투자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해 자본항목에서 평가손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또 신종자본증권 상환 등 이슈로 자본이 감소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한화생명 자본총액은 2022년 말 6조3155억원까지 감소했다.
자본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종자본증권 상환과 투자자산 부실 등이 건전성에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자본총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건전성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신종자본증권 상환으로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걸쳐 자본총액 감소가 일어났다. 한화생명은 2018년 10억달러(당시 1조600억원 규모) 수준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뒤 2022년과 2023년 두번에 걸쳐 상환했다.
2021년까지 신종자본증권은 2조563억원 규모로 자본항목 전체를 떠받치는 핵심 자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부 상환이 발생한 2022년 1조5584억원으로 감소했다. 2023년 한 차례 더 상환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3분기 말 신종자본증권은 4983억원으로 축소됐다.
자본총액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은 투자자산의 부실이었다. 2022년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실이 2조2708억원 발생했다. 또 파생상품평가손실도 814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2022년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마이너스(-) 3조1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 건전성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요소는 이익잉여금이다. 2019년부터 꾸준히 순이익 증가가 이뤄짐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쌓였다. 2019년 말 3조3110억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2022년 말 3조9899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지난 몇 년 한화생명 자본금은 꾸준히 4조3427억원으로 유지됐다. 자본잉여금과 주식발행초과금도 변동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초부터 한화생명은 새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하며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회계기준이 바꾸면서 건전성 우려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오히려 금리인상과 맞물리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 자본총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2조5276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자본항목 가운데 자본금 등 핵심 요소에선 변화가 없었다. 반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면서 자본 축소 이슈를 겪기도 했다. 2022년 말 1조5584억원이던 신종자본증권이 지난해 3분기 말 498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저하를 지탱한 것은 이익잉여금이다. IFRS17 적용으로 보장성·장기성 보험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 신계약비 이연 상각기간이 확대되는 등 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이러한 회계기준 변경 효과를 누리면서 이익잉여금은 불어났다. 2022년 말 3조9899억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2023년 9월 말 기준 6조239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본총액이 불과 9개월만에 약 3조원 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더불어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및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시가평가 효과로 해당 계정의 평가이익도 크게 불어났다. 특히 한화생명은 2022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위축됐던 투자자평가손실이 지난해 일부 정상화됐다.
한화생명의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실 등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022년 말 마이너스(-) 3조1410억원을 기록하며 자본력 저하의 원인 됐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말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조854억원으로 개선되면서 자본항목의 위축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