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도입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있다. 오히려 제도 도입 전 지속적으로 저하되던 자본적정성이 개선되는 등 자본관리 측면에서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다만 여전히 업권 내 최고 수준의 자본관리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본여력이 저하돼 있어 갑작스런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가용자본 등 증대를 통한 안정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019년 말 235.31%를 시작으로 2020년 말 238.25%, 2021년 말 184.63% 등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2년 말 RBC비율은 162.17%로 한 단계 더 하락하면서 우려를 샀다.
2022년 한화생명은 채권 등 투자자산에서 대규모 손실이 불거지면서 자본항목이 크게 위축됐다. 수조원대 파생상품 및 매도가능금융자산 부실이 이어지면서 회계상 손실이 불가피했다.
다만 킥스 도입 이후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제도 도입 후 처음 산출한 지난해 3월말 킥스비율은 181.23%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2분기말 180.36%, 지난해 3분기말 184.31% 등 제도 도입 이전보다 오히려 개선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유예조치 적용을 받지 않고 새로운 제도를 그대로 수용해 자본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이 새로운 제도 도입 이후 잘 관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IFRS17 및 킥스 도입이 있다.
IFRS17 도입으로 부채의 시가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잉여금 등 항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본력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의 적절한 증감이 이뤄지면서 킥스비율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됐다.
실제 2022년까지는 한화생명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RBC비율이 저하되기도 했다. 2019년 말 대비 2020년 요구자본 감소율은 2.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용자본 감소율은 0.78%로 가용자본의 감소폭이 작아 RBC비율은 높아졌다.
그러나 2021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전년 대비 요구자본은 1.65% 가량 늘면서 필요한 자본이 많았는데 가용자본은 오히려 21.22% 감소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그 결과 RBC비율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요구자본 증가율은 4.69%로 높아졌다. 반면 가용자본은 8.04% 감소하면서 RBC비율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IFRS17와 킥스가 동시에 도입되는 가운데 한화생명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증가율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대비 3분기 요구자본 증가율은 100.2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용자본 증가율은 101.94%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처럼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은 꾸준히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 분기마다 요구자본과 가용자본이 비슷한 우상향 추세를 그리면서 킥스비율은 180% 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다.
다만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은 업권 내 중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4.5%를 기록 중이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업권 내 평균 대비 40% 포인트 이상 저하된 측면이 있다.
감독 당국에서는 킥스비율을 100% 이상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안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화생명의 강비자 및 자산 규모와 업권 내 지위 등과 비교할 때 여전히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변동성이 크지 않게 꾸준히 안정적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계약과 투자한 자산 등을 관리하면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도 추가 자본조달 등 없이도 충분히 현 수준으로 안정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