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조인트벤처 활용법

자생력 요구받는 SK가스 가스화학 밸류체인

②SK어드밴스드 작년 사모채 발행 급증…울산PP 유형자산 사실상 전부 담보 제공

이민호 기자  2024-03-28 15:29:45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SK가스의 가스화학 밸류체인에 속한 조인트벤처(JV)인 SK어드밴스드와 울산PP는 자체 조달에 나서고 있다. SK어드밴스드는 상업생산 이후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회사채 중심의 자체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현금흐름이 막혔을 때도 사모채 발행으로 위기를 돌파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를 감수해야 했다.

울산PP도 장기차입금 성격의 신디케이트론 조달이 중심이 됐다. 하지만 신디케이트론을 일으키기 위해 유형자산 사실상 전부를 담보로 제공해야 했다.

◇SK어드밴스드 회사채 중심 조달…작년 사모채 발행 급증

SK가스는 프로판→프로필렌(SK어드밴스드)→폴리프로필렌(울산PP)으로 이어지는 가스화학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에 프로필렌의 원재료인 프로판을 공급하며 SK어드밴스드는 울산PP에 폴리프로필렌의 원재료인 프로필렌을 공급한다.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지분율 45%), 사우디아라비아 APC 자회사(30%), 쿠웨이트 KPC 자회사(25%)의, 울산PP는 SK어드밴스드(50%-1주)와 폴리미래(50%+1주)의 조인트벤처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 설립부터 단계적으로 자금을 투입했으며 전액 유상증자 형태로 이뤄졌다. 2014년 물적분할에 따른 설립 이후 유상증자로 투입한 자금만 2015년 합산 1100억원, 2016년 267억원이다. 하지만 이후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 투입이 멈췄다. SK어드밴스드가 2016년 4월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장의 상업생산을 개시하면서 이익을 창출해내기 시작한 덕분이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SK어드밴스드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적으로 자생력을 갖췄다. 지난해말 기준 SK가스가 SK어드밴스드에 제공하고 있는 대여금은 없다. SK어드밴스드 출범 초기 이익이 발생하지 않던 시기에 일부 차입금에 대해 SK가스가 지급보증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2021년 해소했다.

SK어드밴스드는 부채비율이 2021년까지만 해도 60%대로 낮은 편이었지만 2022년 당기순손실(-1280억원) 전환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도 당기순손실(-891억원)이 지속되면서 120%를 넘긴 상태다. 현금창출력이 약화되자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도 2022년부터 늘어 4000억원을 넘겼다.


SK어드밴스드의 핵심 조달원은 회사채다. 지난해 3분기말 총차입금(4051억원) 중 회사채 미상환잔액이 2649억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발행액 기준 공모채는 2022년 2월 발행한 2년물(500억원)과 3년물(1000억원)로 나머지는 모두 사모채다.

특히 지난해 사모채 신규발행이 잇따랐다. 1월 1년물(50억원), 3월 3년물(300억원)과 3년물(100억원), 4월 3년물(100억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SK어드밴스드가 차입을 위해 제공한 담보는 없다. 지난해 3월 사모채 발행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평가등급 A0를 받았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저하를 이유로 지난해말 신용평가등급을 A-로 하향 조정했다.

SK어드밴스드 사채 내역. 2023년 09월 30일 기준. 출처: SK어드밴스드 분기보고서(2023.09)

◇울산PP 순손실 지속에 유상증자 불가피…유형자산 사실상 전부 담보 제공

울산PP의 경우에도 자체 조달에 나서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회사인 SK어드밴스드로부터의 유상증자 자금이 토대가 됐다. SK어드밴스드는 2018년 울산PP 설립 때부터 매년 유상증자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입한 합산금액은 2022년 250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200억원을 포함한 1484억원이다.


울산PP가 2021년 5월 울산 폴리프로필렌 생산공장의 상업생산을 개시한 이후에도 SK어드밴스드로부터 유상증자 자금 유입이 있었다. 이는 울산PP가 매출액을 발생시킨 이후에도 순손실이 지속된 탓이다. 울산PP는 2021년 230억원, 2022년 5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SK가스나 SK어드밴스드로부터 대여금을 제공받고 있지는 않다.

울산PP의 핵심 조달원은 2019년 한국산업은행(대표주관)과 하나은행(공동주관) 등 대주단으로부터 조달한 3000억원 규모 신디케이트론으로 2022년말 미상환잔액은 2893억원이다. 이 신디케이트론의 만기는 2029년 7월이다. 신디케이트론의 영향으로 2022년말 부채비율이 231.7%로 높아졌다.


울산PP는 신디케이트론을 일으키기 위해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등 자체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SK가스나 SK어드밴스드로부터의 지급보증 없이도 자체 차입이 가능했던 이유다. 담보로 제공된 유형자산은 2022년말 장부금액 기준 4324억원 규모다. 전체 유형자산 규모가 44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담보로 제공된 비중은 97.2%로 사실상 전부다.

담보로 제공된 유형자산 외에도 신디케이트론 대주단은 울산항만공사와 울산PP가 체결한 울산신항 항만배후단지 사업추진계약과 울산신항 항만배후단지 3공구 임대차계약상 울산PP의 모든 권리에 대해 양도담보를 설정하고 있다.

울산PP 담보 제공 자산 내역. 2022년 12월 31일 기준. 출처: 울산PP 감사보고서(2022.12)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