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조인트벤처 활용법

SK가스, 가스화학 밸류체인 완성한 SK어드밴스드-울산PP

①프로판→프로필렌→PP 밸류체인 구축…JV 효과 극대화

이민호 기자  2024-03-27 15:15:07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SK가스는 가스화학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조인트벤처(JV)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프로판(SK가스)→프로필렌(SK어드밴스드)→폴리프로필렌(PP·울산PP)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에서 두 곳의 조인트벤처는 안정적인 매입처와 매출처를 확보하는 열쇠가 됐다.

◇'프로필렌' SK어드밴스드·'PP' 울산PP…가스화학 밸류체인 완성한 JV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가 프로필렌 제조를 위해 2014년 9월 프로판탈수소화(PDH·Propane Dehydrogenation)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PDH는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울산에 연 60만톤 규모 프로필렌 생산능력을 갖춘 PDH공장을 건설해 2016년 4월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하지만 현재 SK어드밴스드 주주는 세 곳이다. SK가스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APC(Advanced Petrochemical Company)의 자회사인 AGIC(Advanced Global Investment Company)가 30%를, 쿠웨이트 KPC(Kuwait Petroleum Company)의 자회사인 PIC(Petochemical Industries Company)가 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SK어드밴스드 울산공장 전경. 출처: SK어드밴스드

SK가스는 애초 APC와 프로필렌 제조를 위한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이 때문에 일단 SK가스가 완전자회사로 SK어드밴스드를 출범시킨 뒤 그해 9월과 10월 AGIC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 35%를 내주는 방식을 취했다. KPC를 파트너로 맞아들인 것은 2016년 3월이다. SK가스가 SK어드밴스드 지분 65% 중 25%를 PIC에 1163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SK가스가 AGIC 지분 35% 중 5%를 사오면서 현재의 지배구조가 정착됐다.

SK가스가 폴리프로필렌 제조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SK어드밴스드의 자금력을 동원해 2018년 11월 또다른 조인트벤처로 출범시킨 곳이 울산PP다. 프로필렌에 제한돼있는 제품라인을 다각화하려는 시도였다. 울산PP 지분은 SK어드밴스드가 50%-1주를, 폴리미래가 50%+1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다른 주주사인 폴리미래도 DL케미칼과 네덜란드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의 50 대 50 합작사다. 울산PP는 2021년 5월 울산 폴리프로필렌 생산공장의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안정적 매입처·매출처 확보…JV 설립 효과 극대화

SK가스는 SK가스→SK어드밴스드→울산PP로 이어지는 가스화학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조인트벤처는 안정적인 매입처와 매출처를 확보하는 효과를 거뒀다. SK어드밴스드가 제조하는 프로필렌의 원재료는 프로판이다. 이 프로판을 주주사인 SK가스로부터 장기계약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2021년 7월 변경계약에 따라 장기구매계약은 올해 7월까지로 연장된 상태로 향후에도 무난히 계약 연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SK어드밴스드를 고정 거래처로 확보한 효과는 실적으로도 나타난다. SK가스의 지난해 별도 기준 전체 매출액은 5조2900억원으로 이중 종속·관계·공동기업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은 9631억원이었다. 이중 SK어드밴스드로부터의 매출액은 4644억원이었다. 이는 특수관계자 중 가장 많으며 전체 매출액에서의 비중도 8.8%다. 또다른 주요 매출처로는 중국 완화화학(Wanhua Chemical)과 효성화학이 있다.


울산PP는 폴리프로필렌의 원재료인 프로필렌을 주주사인 SK어드밴스드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2018년 6월 체결한 공급계약의 계약기간은 20년으로 3년 단위로 갱신된다. SK어드밴스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전체 매출액은 4760억원으로 이중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은 2304억원이었다. 이중 울산PP로부터의 매출액은 1894억원이었다. 이는 특수관계자뿐 아니라 단일 매출처 중 가장 많으며 전체 매출액에서의 비중도 39.8%다. 또다른 주요 매출처로는 일본 마루베니(Marubeni)와 동서석유화학이 있다.

울산PP의 주주사인 SK어드밴스드가 원재료 공급을 맡는다면 또다른 주주사인 폴리미래는 제품(폴리프로필렌) 판매를 책임진다. 2022년 울산PP 매출액은 3213억원이었는데 폴리미래(370억원)와 라이온델바젤 계열사(Lyondell Chemical Overseas Service) 등 폴리미래의 특수관계자(2843억원)가 전부를 차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