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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강원랜드, 통 큰 배당 나섰다

주당 배당금 350원→930원, 본업 경쟁력 확보 과제

홍다원 기자  2024-03-11 12:55:48
강원랜드가 배당금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리면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보유한 현금이 상당한 데다가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향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라 주주환원을 이어감과 동시에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랜드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9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 규모는 350원에서 930원으로, 배당금 총액도 709억원에서 188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강원랜드는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886억원, 당기순이익 345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98.5% 급증했다. 카지노 매출이 늘었고 금융자산 수익성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도 늘어났다.

강원랜드는 연초부터 대표적인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업으로 꼽혔다. 정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공기업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보유한 현금이 많은 점도 한몫했다. 강원랜드는 영업외적으로 금융 자산 2조7000억원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운영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현금 활용 방안이 없어 주주환원 재원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미 보유한 자사주 5.2%를 소각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주당 배당금을 상향하면서 주주환원 기대감에 어느 정도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에 특히 적극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간의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50% 안팎을 유지해 왔다.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던 건 지난 2022년이다. 지난해 2년 만에 흑자전환하면서 배당성향은 61.4%를 기록했다.

올해 배당성향 역시 55.31%에서 결정했다. 이번 배당은 코로나19 직전 연도인 지난 2019 회계연도 배당성향인 54.52%보다 0.79%포인트 높은 수치다. 아직은 강원랜드 매출액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배당 규모를 키웠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번 배당금 상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면서 "오는 5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되면 향후 다양한 방법을 추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카지노의 등장과 불법 온라인 도박 등으로 방문객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신규 매출처와 신사업 등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잉여현금을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기보다는 설비투자 및 사업 다각화로 본연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강원랜드는 지속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특별 위원회를 발족했다. 오는 3월 말까지 경쟁력 강화 과제를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사업 목적에도 카지노 일반 목적용 기계 제조업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그간 강원랜드는 카지노 게임기구를 GKL이나 필리핀 계열 카지노 등에 판매해 왔다. 향후 슬롯머신 티켓 자동교환기(ATM) 등 일반 기계 제조와 판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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