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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절실' 제놀루션, 대표 친동생에 CFO 맡겼다

김상훈 전 메드트로닉 코리아 상무 영입…"PBR 1까지 최저임금"

차지현 기자  2024-03-06 08:18:08
제놀루션이 2년 만에 최고재무임원(CFO)를 교체한다. 실적 악화 및 주가 부진으로 위기를 겪는 상황 속에서 창업주 친인척에 재무 관리를 맡긴다. 신임 CFO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도달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하며 강한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냈다.

◇창업주 친동생 김상훈 상무, 신임 CFO 선임

제놀루션은 전 메드트로닉 코리아 재무담당 김상훈 상무를 제놀루션 CFO 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신임 부사장은 35년간 재무와 회계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다. 회계학 석사로 애보트 코리아,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등을 거쳤다. 이어 메드트로닉 코리아 재무운영 담당 상무도 역임했다.


창업주 김기옥 대표이사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제놀루션 비상장 계열사인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EK 헬스케어 서비스(EK Health Services Inc)에서 재무와 기업 경영을 담당한 이력도 있다. 9월 말 김 신임 부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2.11%이었다.

기존 CFO 역할을 수행했던 최재형 상무는 회사를 떠났다. 최 상무는 2022년 2월께 제놀루션에 합류해 약 2년 동안 재무 관리를 맡아왔다. 그의 퇴사는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더벨과 전화 통화에서 "CFO 퇴직 이후 후임자를 물색하던 중 국내외 기업에서 재무 관리 능력을 검증받은 친동생에게 관련 업무를 맡기게 됐다"면서 "김 신임 부사장은 회사가 과거 세무조사를 받을 시에도 도움을 줬을 정도로 이쪽 분야에 능통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엔데믹 전환에 실적·주가 '뚝'…성장성·수익성 다 잡는다

재무통을 맡은 김 신임 부사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주가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받았던 제놀루션은 엔데믹 전환과 함께 매출이 급전직하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74.4% 감소한 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은 각각 70억원, 64억원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주가 역시 하락세다. 2020년 7월 1만6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4000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5일 오후 12시 기준 주가는 3880원에 거래 중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전략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동시에 신사업 추진 및 해외 진출 등으로 외형 확대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신사업 측면에선 뷰티 부문에 집중한다. 기존 내세웠던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중심 건강기능식품 사업 대신 피부미용의료기기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제놀루션이 작년 10월 100% 출자해 설립한 비앙블바이오텍이 내달 저온 플라스마 기술을 활용한 미용의료기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여드름 치료에 특화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해외 영토 확장의 경우 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클리아랩)이 핵심이다. 랩지노믹스가 인수한 클리아랩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앞서 제놀루션은 작년 11월 랩지노믹스USA가 인수한 클리아랩 큐디엑스에 핵산 추출장비와 시약 일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김 신임 부사장의 탄탄한 미국 현지 네트워크가 빛을 발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김 신임 부사장이 회사 PBR이 1배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점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놀루션 측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김 신임 부사장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IR/PR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PBR 1배에 도달하기까지 최저임금만을 받겠다고도 밝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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