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IT 기기 제조 그룹 '아이디스'가 올해로 지주사 체제 전환 14년차에 접어들었다. 2010년대 분할을 통해 지주 회사로의 면모를 갖춘 아이디스 그룹은 30개 이상 계열 법인을 거느린 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IT 기기 제조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 등으로도 범위를 확장했다.

오랜 인연들이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구체적으로 20년 이상 재직한 인원들이 그룹 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창업주인 김영달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현재 연구개발(R&D), 생산, 영업 부문을 비롯해 재경 조직 등 내부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아이디스 그룹은 지주사인 '아이디스홀딩스' 아래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영상 보안 기기 제조사 '아이디스'가 그룹 내 핵심 법인이다. 이와 수평 관계를 이루는 3개 법인도 나란히 포진해 있다. 대부분 인수를 통해 계열 관계를 맺은 곳들이다. 이를 모두 포함한 그룹 전체 계열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곳에 달한다.


그룹은 2010년대 초 인적 분할을 통해 작금의 체제를 완성했다. 1997년 설립된 옛 아이디스가 아이디스홀딩스로 간판을 바꿔 지주 회사로 자리 매김했다. 현재 사업 법인인 아이디스는 당시 분할을 통해 새롭게 설립됐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자연스럽게 공고한 수직 지배 체계를 구축했다. 아이디스홀딩스가 아이디스를 지배구조 산하에 두기 위해 아이디스 주주로부터 현물출자를 진행했고 그 대가로 주주 대상 신주를 지급하며 이같은 그림이 구체화됐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아이디스홀딩스→아이디스'로 이어지는 지배 체제가 완성됐다.

이후 적극적인 지분투자(M&A) 정책을 통해 기업 집단을 구성했다. 산업용 디스플레이 업체 '코텍' 및 프린터 업체 '빅솔론'을 각각 2012년, 2017년 차례로 인수했다. 지주사 아이디스홀딩스가 주체가 돼 이를 전개, 아이디스 형제사를 새롭게 붙였다. 현재 그룹 내 상장사만 6곳에 달한다. 지난해 새롭게 인수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링크제니시스' 등도 포함됐다. 모두 IT 사업을 영위한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외형도 급속히 확대됐다. 아이디스홀딩스 연결 자산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 1조20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자산총계 5000억원~5조원 규모 중견 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아이디스홀딩스는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적용을 받진 않는다. 2017년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주사 적용 자산총계 기준이 기존 별도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된 영향이다. 아이디스홀딩스는 이듬해 지주사 적용 제외 신고를 통해 법적 지주회사에서 탈퇴했다. 이에 따라 관련 행위 제한 적용을 받진 않지만 그룹 내 지주사로서의 역할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인적 자원은 그룹 버팀목으로 꼽힌다. 주요 임원들은 대개 장기 재직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디스 미등기 임원 가운데 70% 이상이 20년 이상 근속자다. 아이디스가 올해로 27년의 업력을 갖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출범 후 대부분의 기간을 동고동락한 셈이다. 연구소를 총괄하는 이민승 상무와 현재 아이디스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임 중인 김기수 상무가 대표적이다. 창업 초기 함께 몸 담은 허준혁 아이디스 실장도 김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