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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산업용 IT 기기 제조 그룹 '아이디스' 김기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조직 내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 관리를 도맡으며 그룹 재정 안정성을 유지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룹이 30개 이상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 집단으로 성장한 만큼 재무 관리 면에서 김 CFO 역할은 최근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오랜 경력은 그가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 됐다. 2000년대 초반 합류한 김 CFO는 지난 20여년간 그룹 외형 성장을 함께 해 왔다. 현재 창업주 김영달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경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주주 소통 업무도 직접 총괄 중이다.
아이디스 그룹은 김기수 CFO 통솔 하에 재무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지주사인 '아이디스홀딩스'를 비롯해 핵심 자회사 '아이디스' 재무 관리도 그가 맡고 있다. 중추 법인을 일괄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 CFO의 사내 위상이 돋보인다.
그룹 살림은 기본적으로 그의 몫이다. 지주사 CFO로 기업 집단 전반의 재정 관리, 재무 안정성 유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디스 그룹 계열사 간 금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만큼 상단에서 이를 통솔하는 김 CFO의 역량이 중요시 되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매출, 매입 등 영업 상 거래를 비롯해 부수 거래들이 그룹 내 이뤄지고 있다. 임대차 거래가 대표적이다. 아이디스는 현재 경기도 판교 소재 아이디스홀딩스 건물에 사무실을 임차해 쓰고 있다. 이에 따른 15억원의 보증금을 지주사에 제공 중이다.
김 CFO는 자금 조달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구체적으로 조달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의 변화다. 아이디스홀딩스는 지난해 무역금융 차입금 이자 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최대 5%대 금리의 국민은행 대상 단기 차입분을 모두 4% 수준으로 낮췄다. 차입 상품도 고정·변동 금리 조건을 적절히 섞어 리스크를 낮췄다.
오너 가까이에서 경영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지주사 이사회는 김영달 회장과 김기수 CFO 2인 사내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CFO는 올해로 24년째 아이디스홀딩스에 몸 담고 있다. 2001년 아이디스(현 아이디스홀딩스) 기업공개(IPO)부터 현재 기업 집단으로 성장하기까지 주요 재무적 마일스톤마다 김 CFO가 자리했다. 배당 등 주주 정책과 관련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일 역시 이 둘의 몫이다.
최근 김 CFO의 활동 반경은 더욱 넓어진 상황이다. 그룹의 활발한 인수합병(M&A) 활동 영향이다. 손자·증손 회사까지 그의 관리 범위 안에 포함됐다. 지난해 인수한 자동화 솔루션 업체 '링크제니시스'와 2021년 연결 범위에 포함한 무전통신업체 '아이디스파워텔' 등이다. 해당 법인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그룹 내 초기 안착을 돕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총 3개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동시에 맡고 있다.
다만 주주 소통 작업은 다소 들쭉날쭉한 편이다. 아이디스 그룹은 기업설명회(IR) 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매년 공식 IR을 전개하는 것이 아닌 불규칙적인 대외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IR 활동 주재는 김 CFO 업무다. 실제 행사 전개 당사자는 아니지만 틀거리를 만드는 작업은 그가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이디스홀딩스 관계자는 "지주사는 별도 사업을 갖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매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 보니 대외적으로 주요하게 언급할 것이 없다"며 "다만 아이디스는 점점 IR을 늘려나가고 있고 기관투자자 탐방도 조금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