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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전세호 심텍 회장, '연봉·배당' 양손 가득

②팬데믹 시기 급여 17억 껑충, 주주정책은 소극적 기조 유지

김소라 기자  2024-02-08 07:12:53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심텍' 경영진은 근래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급여액을 대폭 늘렸다. 최근 몇 년간 계속 주주정책 기조는 소극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 성과는 확실히 챙겨주고 있다.

특히 전세호 회장은 배당과 급여 양쪽에서 과실을 모두 챙겼다. 순익 대비 지급한 전체 배당액은 줄었지만 1주당 배당금은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전 회장이 심텍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유한 지분은 없으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만큼 배당수익 수취 자체엔 변함이 없다.

심텍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세호 회장의 보수 지급액을 공시했다.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함에 따라 고액연봉 임원으로 분류, 별도 지급액을 밝혔다. 이 기간 전 회장은 총 9억30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상여 등은 포함되지 않았고 오롯이 급여로만 수취했다.

전세호 심텍 회장, 배당·보수 모두 넉넉히 챙겼다
해당 공시는 지주사 체제 전환 후 매년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6년을 기점으로 전 회장은 매년 5억원 이상을 보수로 수령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기준으로는 전문경영인 대상 지급액이 오너인 최 회장을 앞질렀다. 최시돈 심텍 대표가 1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최 대표 역시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전액 급여명목으로 이를 수령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임원 급여는 큰 폭으로 뛰었다. 2022년이 대표적이다. 당해 전 회장은 총 17억5000만원을 근로소득으로 취했다. 상여금 확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당해에만 5억2000만원을 상여로 받았다. 연봉의 40% 이상을 상여금으로 추가 수령했다. 이 시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최 회장 급여가 가시적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심텍 관계자는 "2019년을 기점으로 매출액이 꾸준히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면서 전체 임직원 급여를 늘렸다"며 "이 시기 직원 급여 인상률은 30% 수준이고 임원 또한 이와 비슷하게 연봉 정책과 연동해 같이 올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심텍은 주주정책은 다소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순익 가운데 배당금으로 배정하는 몫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하락세다. 가장 최근 결산배당 기준으로 집계한 연결 배당성향은 6.4%를 기록했다. 과거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약 80%대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던 것과 상반된다. 주당 배당금은 꾸준히 늘었으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심텍 관계자는 "영업손실이 발생한 2019년 당시에도 결산배당 기조는 유지했고 주당 배당금도 2022년 기준 500원까지 올렸다"며 "다만 반도체가 사이클이 있는 산업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항상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취하고 일시적으로 순익이 크게 늘어난다고 해서 그에 발맞춰 전체 배당분도 늘리는 식의 정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전 회장의 배당금 수령 자체는 변함없는 상황이다. 주당 배당금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이에 따른 효익을 누리고 있다. 전 회장은 지주사 심텍홀딩스의 최대주주로 그룹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심텍이 심텍홀딩스에 지급하는 배당금액 가운데 일부를 전 회장이 수취하는 구도다. 현재 심텍홀딩스에 대해 약 40% 지분을 확보한 만큼 해당 몫이 전 회장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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